'몸값' 치솟는 두나무...증권·은행들 '러브콜' 쇄도하는 까닭은?

  • 하나·삼성·한화 등 가상자산 1위 두나무와 지분·협업 동맹 전면화

  • 대신證 카사 인수로 선제 대응…STO 앞두고 금융권 인프라 경쟁 가열

  • 법안 통과 수개월째 세부 기준 공백…후속 제도화 지연에 발 묶인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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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이미지. [사진=챗GPT]

토큰증권(STO) 시장의 본격적인 개화를 앞두고 국내 증권사와 은행들이 블록체인 인프라와 가상자산 사업자 선점을 위한 투자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금융권의 활발한 선제 투자 움직임과 달리 법안 통과 이후 후속 제도화 작업이 지연되면서 가시적인 서비스 출범 단계까지는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과 삼성SDS, 삼성카드는 지난 28일 이사회를 열고 카카오 계열사가 보유하던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지분 4%(139만 주)를 총 6128억원에 신규 취득하기로 결의했다.

이로써 하나금융그룹, 한화투자증권에 이어 삼성그룹까지 금융·IT 관계사들을 동원해 두나무 지분 투자에 합류하게 됐다. 앞서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15일 하나은행을 통해 두나무 지분 6.55%를 약 1조32억원에 취득하기로 했고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20일 지분율을 9.84%까지 확대하면서 3대 주주로 올라섰다.

과거 규제 불확실성으로 가상자산 업계와 거리를 두던 대형 금융사들이 이처럼 수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미래 디지털 금융 생태계의 유통 인프라를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특히 국회에서 논의 중인 디지털자산 관련 제도가 발행과 유통을 분리하는 방향에 무게가 실리면서 금융사들이 직접 인프라를 구축하기보다 이미 대규모 트래픽 처리 경험과 블록체인 노하우를 갖춘 두나무와 손을 잡는 편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STO 시장 선점을 위한 제도권 금융사들의 행보는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 투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대신증권의 경우 이미 지난 2023년 국내 최초의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인 카사코리아의 경영권 지분을 선제적으로 인수하면서 토큰사업 인프라를 그룹 내에 내재화한 바 있다. 대신증권은 자사 우량 부동산 선별 능력과 카사코리아의 분산원장 기술 플랫폼을 결합해 부동산 STO의 발행부터 유통까지 이어지는 자체 밸류체인을 조기에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사들이 자체 플랫폼을 인수하거나 대형 사업자와 제휴하는 방식으로 시장 진입 속도를 내면서 인프라 확보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 지분 20%를 인수하기로 하는 등 금융권 전반으로 동맹 구축 움직임이 넓어지는 추세다.

그러나 금융권의 이러한 선제적 투자 열기와 달리 실질적인 비즈니스를 뒷받침해야 할 제도화 속도는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STO 제도화를 위한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은 국회 제출 이후 1년이 넘는 표류 끝에 지난 1월 15일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러나 법안 통과 이후 수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구체적인 인가 기준이나 유통 가이드라인 등 세부 규정 수립이 늦어지면서 기업들의 실질적인 서비스 출범은 여전히 지연되고 있다.

금융권이 이달 들어서만 가상자산과 토큰화 플랫폼 지분 확보에 자금을 쏟아부으면서 기술적 준비를 마쳤지만 정작 사업을 영위할 법적 세부 지침이 마련되지 않아 혁신금융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 지정 연장에만 의존하는 등 대형 서비스 개시는 가로막혀 있는 상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홍콩과 일본 등 주요국은 이미 수년 전부터 STO 관련 제도를 완비하고 활성화 단계에 진입했다"며 "국내 금융사들이 리스크를 감수하고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동맹 체제를 구축한 만큼, 시장의 투자 침체와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당국의 명확하고 신속한 세부 규정 제시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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