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억5천만 표심 어디로?…세계 최대 선거에 관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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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9-01-03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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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급해진 모디 총리 농가에 '현금 뿌리기'도 검토

  • 4억명 젊은이 감당하려면 경제 더 빨리 성장해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사진=AP·연합뉴스]


2019년 전 세계 선거 중 가장 큰 관심을 끄는 것은 인도 총선이다. 총선은 오는 5월 전후 한달여에 걸쳐 치러진다. 유권자 수만 무려 8억5000만명에 달하는 연방 하원(록 사바) 선거는 세계 최대 민주주의 이벤트로 불리기도 한다. 이번 선거에서는 2014년 권좌에 오른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재집권 여부가 결정된다.

◆'메가 마켓' 총선에 글로벌 관심 집중…불확실성은 ↑
 
최근 몇 년간 인도는 가장 빠른 경제성장률로 주목을 받았다. 중국의 성장률이 주춤해진 틈새를 치고 나왔다. 

13억에 달하는 거대 인구를 가진 시장에 글로벌 기업들은 눈독을 들이고 있다. 마지막 남은 '메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아마존을 비롯한 대형 유통기업을 비롯한 다양한 기업들이 인도로 몰려들고 있다. 올해 5월 전후에 치러지는 총선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달라진 인도의 위상을 반영한다. 특히 '메이크 인 인디아'와 같은 제조업 부흥 슬로건을 내걸고, 외국인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한 모디 총리의 경제 정책 유지 여부도 큰 관심을 얻고 있다. 

인도 총선은 최근 높아진 불확실성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불과 몇 개월 전만해도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국민당(BJP)의 승리는 확실해 보였다. 그러나 총선의 가늠자로 평가된 지난해 주의회 주요 선거들에서 BJP가 참패해 상황은 예측할 수 없이 흘러가고 있다고 외신은 평가했다. 영국 가디언은 "2019년으로 접어드는 현재 시점에서 모디의 아우라가 약해지고 있다"면서 "올해 총선의 준결승이라고 할 수 있는 선거에서 집권당이 패하면서 판세는 급변했다"고 지적했다. 여론 조사에서 여전히 모디 총리가 앞서고는 있지만, 주 선거 결과는 민심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도 아쇼카대에서 정치학을 강의하는 질 베르니에는 가디언에 “BJP는 지지기반을 크게 잃었다"면서 "중요한 것은 도시와 농촌 모두에서 지지자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모디 총리는 자신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1일 로이터 통신의 파트너인 ANI와의 인터뷰에서 "사기가 떨어질 일은 없다. 2019년에 인도가 믿을 수 있고, 국민들을 하나로 연결할 수 있다면 그것은 BJP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빈곤층에 대한 건강보험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 등을 예로 들면서 임기 중 자신의 업적에 대해서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일자리와 농촌의 생활수준 개선 등 앞에 놓인 과제는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4억 넘는 젊은층 수용할 일자리 있나? 

인도에서 최근 가장 크게 문제되고 있는 것은 일자리 부족이다. 최근 몇 년간 7%가 넘는 경제성장률을 이어가고 있지만, 늘어나는 인구를 감당할 정도는 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경제성장률이 8% 전후가 돼야 실업률이 치솟는 걸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의 소미니 센굽타 기자는 최근 자신의 책을 통해 인도의 젊은 인구 증가세를 짚었다. 현재 인도에서 15살에서 34살 사이의 인구는 4억2000만명에 달한다. 결과적으로 향후 몇년간 인도에서 만 18살로 접어드는 인구는 매월 100만명 정도다. 젊은 인구 급증에 따라 좋은 일자리의 부족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 지난 3월 인도 철도부 장관은 약 10만개의 일자리에 무려 2000만명이 지원했다고 밝힌 적도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공식적으로 발표된 인도 실업률은 2017년 기준으로 3.5% 수준이다. 그러나 인도 싱크탱크기업 CMIE(Centre for Monitoring Indian Economy)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현재 인도의 실업률은 7.28%에 달한다. 이는 1월의 5.07%에 비해 크게 높아진 것이다. 모디 총리가 대규모 일자리 창출을 공약으로 내걸면서 정권을 잡은 만큼 실업률 상승은 인도 정부에 큰 부담이 된다. 

정부는 올해 실업률에 대해 공식 자료를 내놓지 않고 있지만 인도 국민들이 느끼는 경제적 자신감은 큰 폭으로 줄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9월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도의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2017년과 2018년 사이 27% 포인트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사국들 중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돈풀어 농민 달래기 효과 볼까? 

지난해 주의회 선거에서 농촌 지역의 민심 이반을 확인한 인도 정부는 최근 농민 달래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달 31일 블룸버그는 모디 총리가 농부들에게 직접 지원금을 나눠주는 방안을 비롯해  몇 가지 농가 지원 정책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이 같은 방안에는 월수입 보장을 위해 농부들에게 실제 농산물을 판매한 금액이 정부가 정한 가격에 못 미칠 경우 차액을 직접 현금으로 지원하는 방안과 농산물 관련 보험 프로그램을 개정하는 것 등이 포함돼 있다고 익명을 요청한 관리는 전했다. 정책이 시행될 경우 약 1억5000만 농가에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 그러나 인도 정부의 재정도 빠듯한 상황에서 대규모 농가 지원은 정부의 부담을 더 늘릴 수 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연말부터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농가 지원정책은 총선을 앞두고 다급해진 모디 정부의 입장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인구의 70%를 차지하는 농민의 마음을 얻지 않고서는 총선 승리가 힘들 수 있다. 한편 인도 정부는 영세 농가에 파종, 비료, 농약 관련 비용을 지원하기 위해 200억 달러(약 20조원) 규모의 지원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지난 연말 현지 언론은 전했다. 

지난달 1일 뉴델리에서는 농민 수만명이 국회의사당을 향해 행진하며 모디 정부 규탄 시위를 벌였다. 농민들은 정부가 대출 탕감과 농산물 가격 인상 등 친농업 정책을 도입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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