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내년 시황 좋지 않다”…대규모 투자로 활로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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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18-12-31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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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유제품 ‘수요’ 줄고 ‘공급’ 는다

  • -정제마진도 올해보다 하락할 가능성 높아

  • -국내 주요 정유업체, 비 정유사업 영향력 키워 위기 돌파

[사진=아주경제 DB]


국내 정유업계가 내년을 기점으로 어려운 경영환경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고 신규 정유설비는 완공되면서, 수요는 줄고 공급은 늘어나는 양상을 띌 전망이다. 정제마진도 올해보다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주요 정유업체들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위기 극복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정유업계, 내년 ‘수급 불균형’ 일어날 가능성 높아

30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에는 미국, 중국, 중동 등 전 세계의 신규 정유설비가 완공돼 석유 공급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신규 정유설비 규모는 2017년 하루 평균 58만 배럴, 올해 하루 평균 116만 배럴 수준으로 글로벌 수요 증가분인 하루 평균 140만 배럴을 하회했다. 하지만 내년 신규설비 규모는 하루 평균 18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석유 수요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정보기관인 에너지인텔리전스는 내년 석유 수요 증가분이 일일 기준 100만 배럴 이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는 석유제품에 대한 공급이 늘어나는 반면, 수요는 위축되며 수급 불균형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국제유가도 더욱 하향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유사의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제마진’ 역시 하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정제마진은 휘발유, 경유, 나프타 등 석유 제품에서 원유가격이나 정제비용, 운임비 등 비용을 제외한 값을 의미한다.

아시아 정유사들이 표준 기준으로 사용하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이달 셋째주 평균 배럴당 2.6달러로 지난해 12월 평균 7.2달러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국내 정유업체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5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무역보험공사 관계자는 “내년에도 정제마진의 약세 현상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2020년 1월부터 IMO의 고유황유 규제 영향이 이뤄지게 될 경우 내년 하반기부터 경유를 중심으로 마진 상승이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비정유 사업 영향력 키워 ‘위기 돌파’ 노린다

국내 주요 정유업체들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위기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비정유사업의 영향력을 키워 사업 다각화를 이뤄내는 게 골자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 장쑤성에 '리튬이온전지분리막(LiBS)'과 '세라믹코팅분리막(CCS)' 공장을 짓고 있다. 2020년 중국 정부의 배터리 보조금 폐지를 내다본 장기적 관점의 투자다.

생산 규모는 연간 7.5GWh 수준이다. 이는 고용량 순수전기차(50kwh 기준)를 약 15만대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SK이노베이션은 창저우 외에도 한국 서산공장을 4.7GWh 규모로 증설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GS칼텍스는 전남 여수에 2조6000억원을 투자해 2021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올레핀 생산시설(MFC시설)을 짓기로 했다. 현재 설계 작업을 진행 중이며, 내년 중 착공할 예정이다. 이 시설은 연간 에틸렌 70만t, 폴리에틸렌 50만t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에쓰오일(S-OIL)은 울산에 연간 150만톤의 석유화학 원재료 생산설비를 갖추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시설들이 완공되면 에쓰오일은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를 원료로 에틸렌 등 석유화학 원재료를 생산하고 이를 다른 공정으로 옮겨 폴리에틸렌 등 다양한 석유화학 제품들을 양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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