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부터 오점 찍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 기념관 건립사업

이경태 기자입력 : 2018-12-24 11:39
조달청, 기본계획수립 용역 맡은 업체를 최종 기본설계용역 업체로 낙찰해 업계 반발 불러

국가보훈처와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건립위원회는 지난 6일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의 설계공모 당선작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설계공모 당선작은 유선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에서 출품한 '시작되는 터, 역사를 기억하는 표석이 되다'라는 제목의 작품이다. [사진=국가보훈처 제공]


내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설립되는 임시정부 100년 기념관이 설계부터 오점을 남기게 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조달청 입찰 과정에서 기념관에 대해 지난해 기본계획수립 용역을 맡은 건축사사무소가 1년 뒤 기본설계용역에서 최종 낙찰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심사과정에서 제출자료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었지만, 적격판단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공모와 관련된 한 건축사사무소는 계약금지가처분 신청까지 제기한 것으로도 알려진다.

조달청은 지난 11일 국가종합전자조달 시스템인 ‘나라장터’를 통해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건립 기본설계 용역에 대한 공모 개찰을 하고 (주)유선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를 최종 선정했다. 입찰금액은 7억2064만원이다.

유선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는 ‘시작되는 터, 역사를 기억하는 표적이 되다’는 작품을 선보였고, 국가보훈처 역시 당선작을 발표한 상태다.

그러나 건축업계에서는 임시정부기념관 건립 기본설계 용역 공모와 심사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입장이다. 급기야 해당 계약에 대해 계약금기가처분을 신청한 건축사사무소까지 나왔다. 해당 사무소측은 선정된 건축사사무소가 공모전에 참가한 다른 업체보다 많은 정보를 갖고 있어 당선작 선정에서 유리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다름아닌, 임시정부기념관 건립의 청사진을 만드는 기본계획수립 용역을 맡은 업체가 설계 용역에서 낙찰을 받았다는 얘기다.

실제, 유선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는 지난해 12월 15일 개찰한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건립사업 기본계획수립 용역 공모에서 최종낙찰을 받은 업체다. 유선엔지니어링은 1억1822만2238원의 입찰금액을 써냈다.

더구나 심사과정에 대한 논란도 불거졌다. 과도한 경쟁을 막겠다는 취지로 3D 모델링 프로그램인 ‘스케치 업’을 활용한 단순한 이미지를 제출토록 했지만, 유선엔지니어링이 제출한 자료는 기술 수준이 높은 ‘렌더링 기법’이 적용됐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에 대해 건축업계 한 관계자는 “규정상 하지말라고 한 부분에 대해 실격이나 감점을 해야 하는 게 맞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상황인 것 같다”며 "기본계획을 수립한 업체가 설계를 맡게 되는 것은 도의적으로 맞지 않다"고도 비난했다.

다만, 조달청 관계자는 “스케치업은 그 부분은 심사위원회에서 사전 검토를 해서 실격이 없다고 판단을 했다”며 “최종판단 권한이 심사위원회에 있는데 9명의 심사위원이 살펴본 결과 8대 1로 적격판단을 내렸다”고 해명했다.

조달청 관계자는 "더구나 기본계획을 용역으로 추진한 업체가 기본설계로 나서는 경우도 많다"며 "다만, 이 업체가 특정 혜택을 받았다고 보는 것은 어렵고 실제 공고문에도 주요 내용을 반영해놨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사업계획을 제시한 업체가 설계까지 맡을 수 있도록 해놓은 국가계약법 자체를 뜯어고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에 대해 조달청 관계자는 "계약과 관련된 부분은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면, 법령 내 국가계약법 시행규칙에 반영을 해야 할 것"이라며 "문제가 있다고 검토가 되면 제도개선도 할 수는 있겠지만, 현 국가계약법에 따라서 국가기관이 업체의 참여를 금지시킬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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