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 회장 “한국엔 진정한 의미의 LCC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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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등용 기자
입력 2018-12-16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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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CC 요금 비싸...한국 항공 시장 더욱 개방돼야"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 그룹 CEO가 14일 서울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자서전 ‘플라잉 하이(Flying High)’ 출간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에어아시아그룹 제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저비용항공사(LCC)를 운영 중이지만 비용 면에서 합리적이지 않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LCC라고 할 수 없다.”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그룹 회장은 지난 14일 서울 중구 소공로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자서전 출판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하며 국내 항공 업체들에 직격탄을 날렸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LCC 운영은 다른 경쟁사들의 항공 시장 진입을 막으려는 방편에 불과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대한항공은 진에어를,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각각 LCC 자회사로 두고 있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요금이 조금 높지 않나 싶다”면서 “한국에 LCC 업체들이 더 생긴다면 한국 항공 시장에도 더 이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김포~김해 노선 등을 언급하며 LCC 요금과 기존 대형 항공사들의 요금이 별 차이가 없다는 게 페르난데스 회장의 생각이다.

그러면서 페르난데스 회장은 한국 항공 시장도 더 개방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규 LCC 업체 진출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뿐 아니라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한국 국민들이 세계 여행을 더 자유롭게 하는 데에도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항공업계를 두고는 항공사들이 너무 많은 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잘 하는 한 가지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하려다 보니 항공사들이 제대로 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

페르난데스 회장은 “많은 항공사들이 유지·관리 등 여러 업무를 하려다 보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우리는 단일 기종만 운영하며 잘 하는 일에만 집중한다”고 자신의 경영 철학을 설명했다.

신규 LCC 면허 획득에 도전중인 에어로K의 배후에 에어아시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에어로K와 그 어떠한 관계도 없다는 점을 강력하게 말씀드린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편, 이날 간담회는 페르난데스 회장의 자서전 ‘플라잉 하이(Flying High)’의 한국어판 공식 출간을 기념해 열렸다.

책에는 조종사, 레이싱 선수, 축구선수를 꿈꾸던 그가 항공사를 설립하고, 포뮬러 원 팀과 영국 축구 클럽 퀸즈 파크 레인저스의 구단주가 되기까지의 이야기와 사업 철학, 2014년 발생한 항공기 추락 사고 등에 대한 내용 등이 담겼다.

회계사 출신인 페르난데스 회장은 버진TV, 워너 뮤직 등에서 일하다 만년 적자를 내던 에어아시아를 지난 2001년 인수해 아시아 최대 저비용항공사로 키워낸 인물이다.

그는 영국 축구클럽 퀸즈 파크 레인저스의 구단주로서 지난 2012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박지성 선수를 영입하는 데 앞장서며 국내에도 널리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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