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자본확충과 성장 위해 IPO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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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18-12-1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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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전성 규제 강화에 '풋옵션' 강행 통보한 FI 달래기 행보

  • 성공해도 대주주 지분율 희석


교보생명이 다시 한 번 기업공개(IPO) 작업에 돌입한다. 글로벌 건전성 규제 대응과 재무적 투자자(FI)의 투자금 회수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교보생명은 11일 정기이사회를 열고 자본 확충을 위해 IPO 추진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이사회에서 IPO를 포함한 자본 확충을 검토하기로 한 이후 5개월 만에 공식화한 것이다. 교보생명은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IPO를 검토해왔으나 이사회에서 결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보생명의 IPO는 2022년 도입되는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교보생명은 9월 말 기준 지급여력(RBC)비율 291.99%를 기록하는 등 양호한 모습이지만 건전성 규제 강화에 대비하기 위해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교보생명은 지난 7월 이사회에 국제회계기준(IFRS17) 등 도입에 따른 시뮬레이션 결과 적게는 2조, 많게는 5조원의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측면으로 이번 상장 결의는 최근 불만을 터뜨린 FI를 달래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10월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PE), 베어링PEA,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으로 구성된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풋옵션(지분을 되팔 권리) 행사를 의결하고 이를 교보생명 대주주인 신창재 회장에게 공식 통보했다.

교보생명이 상장을 추진하지 않아 적절한 액시트(투자금 회수) 기회를 보장하지 못하겠다면 계약대로 지분을 되사라는 내용이다. 실제 풋옵션이 행사된다면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어 교보생명과 신 회장 측이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교보생명이 대주주 지분율 희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대주주 신 회장의 지분율은 36.91%(특수관계인 포함)에 불과하다. 만약 교보생명이 IPO를 통해 2조원 이상 자본을 확충할 경우 신 회장의 지분율은 9%포인트 이상 줄어들 수 있다. 이 경우 지분율이 20% 중후반대에 머물러 적대적 M&A에 취약해질 수 있다.

그렇다고 IPO에서 구주만 발행하는 방식으로 자본 확충을 포기하기도 어렵다. 7월 교보생명이 추산했듯이 IFRS17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수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교보생명은 지난해부터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자본 확충 수단을 다변화하고 있으나 IPO에서 자본 확충을 포기한다면 수월하게 수조원의 자금을 끌어모으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은 지난 몇 년 동안 IPO를 추진하다 대주주 지분율 희석 문제 때문에 중도 포기하는 일이 잦았다"라며 "이번에도 끝까지 IPO를 완주하려면 지배구조 문제를 확실히 해결할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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