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거래세 없앤다고 주가 안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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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수 기자
입력 2018-12-06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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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면 전문가들 "거래세 없애고 양도세 확대해야"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실 주최로 열린 '증권거래세,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 [사진=강민수 기자]


"경험적으로 봤을 때 증권거래세를 없앤다고 주가가 오르진 않았다."

이상율 기획재정부 소득법인세정책관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추경호 자유한국당의원실 주최로 열린 '증권거래세,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문성훈 한림대 교수의 기조 발제를 시작으로 이상율 정책관, 박정훈 금융위원회 자본정책관,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 이사, 송상우 법무법인 율촌 회계사 등이 토론을 이어갔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이주영 국회 부의장,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등도 금융투자업계 및 정계 주요 인사들도 참석했다.

증권거래세는 주식 거래 시 부과하는 세금으로, 장내 거래세율은 0.3%(코스피는 농어촌특별세 0.15% 포함), 장외시장에선 0.5%다. 1963년 처음 나타난 증권거래세는 1971년 폐지되었다가 8년 만에 재도입됐다. 현재 수준인 0.3%로 부과되기 시작한 때는 1996년부터다.

이상율 정책관은 "과거 90년대에 증권거래세를 3차례 인하한 뒤 전후 주가지수와 거래량을 비교했는데 6개월 이후에 주가지수가 3번 모두 다 내렸다"며 "거래량 역시 유의미한 변화가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이 정책관은 증권거래세와 주식 양도소득세의 이중과세 논란과 관련해 "현재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은 1만명으로 전체 주식 투자자 500만명에 비하면 극소수"라며 "2021년에 양도소득세를 내는 대주주 대상이 확대되더라도 8~10만명에 불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현재도 양도소득세 납세자는 증권거래세를 필요경비로 소득 신고하도록 해 전부는 아니더라도 일부가 공제되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정책관은 해외에서 증권거래세를 폐지하거나 인하하는 추세라는 주장에도 반박했다. 그는 "증권거래세가 없는 국가는 양도소득세를 전면 과세하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 등은 증권거래세와 양도소득세를 함께 부과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는 "증권거래세는 양도소득세를 대체하고, 거래 투기를 억제하며, 주식시장을 감독‧조성하는 비용에 대한 통행세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소현철 신한금투 이사는 거래세 존폐보다 세수의 사용에 중점을 뒀다. 그는 거래세를 유지하더라도 세입이 그 목적에 맞아야 한다"며 "벤처기업 등 혁신 사업에 돈이 풀릴 수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동산보다 증권시장을 활성화하는 세제 정책이 논의돼야 한다" 주장했다.

박정훈 금융위 정책관은 "자본시장이 우리 경제에 이전보다 더 큰 비중과 역할을 커진 점이 와닿아 책임을 느꼈다"며 "자본시장 혁신이란 차원에서 세제를 어떻게 구성할지 세제 당국과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모인 금융투자업계 전문가와 정계 인사 사이에선 증권거래세를 인하 및 폐지하고 양도소득세로 대체하자는 주장이 주를 이뤘다.

문성훈 교수는 "일본의 경우 점진적으로 증권거래세를 축소하고 양도소득세를 확대해 시장 충격을 최소화했다"며 "스웨덴은 증권거래세 도입으로 금융비용이 높아져 자본 국외이탈, 세수 위축 현상을 초래했다" 설명했다.

문 교수는 "현재 소득세제는 금융상품 및 소득별 차별 과세에 따라 조세 중립성이 저해된다"며 "금융상품에 대한 소득 과세 범위를 확대하고 세율 인하 및 손익통산 범위를 넓히는 세제개혁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황세운 연구위원은 "시장 유동성을 고려했을 때 거래세를 인하하는 방향이 필요하다"며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 장기적 전환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송상우 회계사는 "기본적으로 자본소득에 대해 같은 세율을 적용하는 게 시장 왜곡을 최소화하는 것"이라며 "배당소득과 양도소득을 함께 세금을 매기는 대신 증권거래세를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병준 비대위장은 축사에서 "자본시장 곳곳이 아직도 성장화되지 못한 부분이 걱정된다"며 "자본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여러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권용원 금투협회장은 "자본시장의 중요성은 업계 차원이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봐야 한다"며 "정책과 규제 면에서 도전적인 과제를 추진하는 만큼 조세도 종합적으로 토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토론회를 주최한 추경호 의원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 각종 경제지표는 최악의 성적을 연일 경신하고 있다"며 "내년 주식시장의 불확실성 요소도 커지는 와중에 여러 경제 상황을 대비한다는 측면에서 주식시장 세제를 전면적으로 손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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