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가시권에…김정은, 연내답방 결단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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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 기자
입력 2018-12-02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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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월 북미고위급회담 중대 변수…결과에 따라 1-2월 북미정상회담 이후 서울 답방 가능성도..

북·미 비핵화 협상이 소강 국면인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약 2주간의 '잠행'을 깨고 동해안 일대 어업기지들을 시찰하며 주민 먹거리 챙기기에 나섰다. 조선중앙통신은 1일 김 위원장이 이틀간 '겨울철 집중 어로전투'가 한창인 동해지구의 군부대 산하 5월27일수산사업소, 8월25일수산사업소, 1월8일수산사업소 등 세 곳을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한·미 정상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회담에서 북·미 정상회담과 별개로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고 확인함에 따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내 서울 답방을 결단할지 주목된다.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은 북·미 양국이 '선(先) 비핵화'의 구체적 행동조치와 '선(先) 제재완화' 요구로 맞서는 현재 국면에 돌파구를 열 수 있다는 점에서 실행 가능성이 커 보인다.

‘중재자’ 역할에 주력해온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아르헨티나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계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대해 "평화 정착에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는 공감을 이끌어냈다.

◆김정은 위원장, 연내 답방 결단하나

그동안 북·미 협상이 삐걱거릴 때마다 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을 기대해온 김 위원장이 비핵화 협상의 장기 정체국면을 우려해 서울 답방에 대한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답방의 성사 여부는 김 위원장의 판단에 달린 것이어서, 시기를 연내로 단언하긴 이르다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우리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할 수밖에 없지만, 최종 판단은 북한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을 계속 추진하지만, 연내를 조금 넘긴 시점이라도 김 위원장이 답방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김 위원장을 1년 남짓 지켜봤는데, 언행을 보면 자기가 얘기한 것은 꼭 약속을 지켰다. 시기적으로 조금 늦어질 수는 있어도, 지금까지 자기가 말한 것을 안 지킨 것은 없는 것 같다"며 "연내 서울 답방도 그런 차원에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간이 지연돼도 김 위원장 본인이 한 말이 있기에, 답방 시기가 연내가 아니어도 상관없는 것 아닌가"라며 "문 대통령도 초조하게 서두르지 않는다. 연내에 반드시 와야겠다는 게 아니고, 순리대로 한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 입장에서 주민생활 향상과 경제성장이라는 국정목표를 실행하고, 민심을 다독이기 위해서라도 연내 서울 답방을 마냥 미룰 이유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은 "김정은 위원장에게도 주민을 설득해 움직일 수 있는 명분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비핵화 진전에 따라 제재 해제는 아니더라도 일부 완화 등의 조치를 한·미 양국이 연구해야 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서울 답방은 북한 지도부의 생각을 미국에 전달하고, 한·미 간의 조율된 조치를 준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 시기와 관련, 북한의 경우 오는 17일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7주기이고 12월 말이 총화기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늦어도 16일 전에는 이뤄져야 한다는 관측도 있다.

정부는 우선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을 목표로, 준비에 속도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동선 및 일정과 관련, 북한이 경제발전에 관심을 쏟고 있다는 점과 비핵화가 빨리 진전돼야 본격적인 경협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북측에 전달하려는 우리 측 의도가 맞물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방남 일정 중 수원 삼성공장, 포스코 등 남측의 대표 산업시설 참관이 유력한 일정으로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방남이 성사되면 남북 정상의 한라산 등반이 이뤄질지도 관심거리다.

◆제2차 북·미 정상회담 내년 1-2월 개최, 답방 시기 영향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후 귀국길 에어포스원에서 "김정은과의 다음 만남은 아마도 1월이나 2월에 있을 것 같다"며 정상회담 장소로 "3곳이 고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북·미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확인해줬다는 점에서, 교착 상태인 북미·협상이 급진전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이 경우 김 위원장이 굳이 상징적인 회담이 될 남북 정상회담을 먼저 하기보다,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로 미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미 고위급회담이 이달 중 열린다면 답방 여부를 가늠할 중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2차 북·미 정상회담 조기 개최를 강력하게 촉구해온 만큼, 앞으로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북한의 결단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기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일 “트럼프 대통령의 회견으로 북·미 정상회담이 분명하게 가시권에 들어왔다”면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구체적 의제와 일정이 조속히 확정되길 바란다. 이를 위해 우리 정부도 최대한 협력해 가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순방을 수행 중인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한·미 정상 간 케미는 매우 좋다. 북·미 정상도 한번 만났을 뿐인데, 서로가 케미가 괜찮다고 느끼는 것 같다"며 "특히 과거 방식과 다르게 문제가 해결되는 과정인 '톱다운 방식'이 정말 좋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가급적 빨리 열려야 한다는 데 생각이 일치했다"며 "1차 회담 때보다 진도가 더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북·미 간에도 소통은 굉장히 정중하게 잘 되고 있다"며 "북·미가 실질적으로 대화한 게 반년밖에 안 되지만, 그동안에도 초기와 지금은 분위기가 달라진 것 같다. 조금씩 서로를 더 이해하게 되고, 점점 좋아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반도 문제에 대한 해결 의지는 (이전 정부와) 굉장히 다른 것 같아, 우리 정부로서도 좋은 기회를 맞았다"며 "미국의 중간선거 결과도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기에 향후 트럼프 대통령의 추진력도 나쁘지 않을 것이며, 한반도 문제 해결의 모멘텀은 계속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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