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세진 주주행동주의에 ‘SRI’ 역할론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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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수 기자
입력 2018-11-22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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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0억원 이상 설정된 펀드 중 사회책임투자(SRI) 펀드 목록. [사진=에프앤가이드 제공]


힘세진 주주행동주의 덕분에 '사회책임투자(SRI)펀드 역할론'도 관심을 모으겠다. 토종 행동주의펀드로 불리는 KCGI가 한진칼 지분을 사들이면서 이런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착한 펀드'라는 별명을 가진 SRI펀드가 수익률을 올리는 데에도 주주행동주의는 이로울 것으로 보인다. SRI펀드는 기업 재무뿐 아니라 환경과 사회적인 책임, 지배구조 같은 비재무지표까지 감안해 투자 대상을 정한다. 국내외 행동주의펀드 역시 수익률을 높이려고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SRI펀드와 비슷한 이해관계에 놓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얼마 전 KCGI 측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주식(9%)을 사들여 2대주주에 올라 관심을 모았다. KCGI는 경영권 장악 의도는 없지만 경영활동을 감시·견제해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9월에는 토종 자산운용사인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이 맥쿼리인프라펀드(MKIF)를 굴릴 자산운용사를 변경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결국 안건이 임시 주주총회에서 부결됐지만 운용보수를 내리는 성과를 끌어냈다.

금융당국도 제도적으로 주주행동주의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금융위원회가 '사모펀드 10%룰'을 없애 행동주의 전략을 구사하는 사모펀드가 많아지는 것"이라며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 의결권 행사 지침) 도입도 지배구조 개선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SRI펀드가 관심을 모은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0여년 전 '장하성 펀드'로 불린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KCGF)가 한때 설정액을 2조원대로 늘리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주식형펀드와 차별화하는 데 실패하는 바람에 현재 설정액은 크게 줄어들었다.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22개 SRI펀드 설정액도 전날 기준 3300억원에 못 미쳤다. 올해 들어 수익률은 평균 -15.94%로 역시 만족스럽지 않다.

다만 성과를 논하기는 아직 일러 보인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22개 SRI펀드 가운데 45%(10개)가 2017년 이후 설정됐다"라며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비롯한 새 상품이 출시돼 재도약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전략팀장은 "SRI펀드는 단기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기보다 안정적으로 우수한 기업에 투자한다"라며 "그에 비해 개인투자자는 당장 수익이 얼마나 나느냐를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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