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머니' 빗장거는 美…"中 소수지분 투자도 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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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8-11-1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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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기업 지분 10% 미만 투자도 CFIUS 심의 대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연합]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바이오·나노·무선통신 등 민감한 첨단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 규제를 강화하기로 한 게 사실상 중국 자본(차이나머니)을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국이 ‘기술 도둑질’을 우려해 차이나머니에 빗장을 걸어잠그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자국 기업들의 핵심 기술과 노하우를 보호하기 위한 새 규정을 발표했다. 바이오·반도체·무선통신·항공 등 27개 중대 기술 부문의 설계와 테스트, 개발 등과 관련해 외국인 투자가 있을 때에는 반드시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에 신고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CFIUS는 미국 기업의 경영권을 확보하지 않는 투자라도 거래 내용을 광범위하게 심의할 수 있게 된다. 외국인 투자 심의 범위가 지배 지분에서 소수 지분 투자로 대폭 확대된 것이다.

이는 미국 의회의 초당적 지지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월 서명한 외국인투자위험조사현대화법(FIRRMA)을 실행하기 위한 시범 조치다.

미국 재무부는 당시 해당 조치에 대해 미국의 기술적 우위와 안보에 위협이 되는 외국인 투자를 막기 위한 것이라며,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중 통상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미국의 기술에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한 의도 아니겠느냐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현지시간) 소개한 리서치 회사 로디엄그룹의 보고서 역시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보고서는 미국 재무부의 새 조치에 따라 가장 큰 타격을 입을 대상으로 중국 투자자를 지목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지난해 투자 실태에 새 규정을 적용하면, 미국 기술기업의 지분 10% 미만을 확보한 중국 투자 중 약 40%가 신규 심의 규정의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론적으로 CFIUS가 이들 40%에 대해 투자 승인을 거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비교하자면 영국 투자는 15%, 독일 투자는 18%만 영향을 받는다. 사실상 중국의 투자를 견제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3년 동안 중국 벤처 투자자들은 미국의 기술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 투자를 대폭 늘려왔다. 로디엄그룹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국의 벤처 투자자들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24억 달러(약 2조7000억원)를 투자했다. 작년보다 2배나 늘었다.

그러나 중국의 '기술 굴기(굴기는 '우뚝섬'이라는 뜻)를 억누르기 위한 미국의 견제와 압박은 점점 더 가시화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첨단기술 집중 육성 전략인 '중국제조 2025'를 정조준하고 있다. 관련 산업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기업에 핵심부품 공급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미국 상무부가 중국 반도체업체 푸젠진화에 대한 기술 및 제품 수출을 금지했다. 이달 초에는 미국 법무부가 미국 반도체기업 마이크론의 기술을 훔친 혐의로 푸젠진화를 기소했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알리시아 카르시아 헤레로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미국이 더는 중국이 보유해서는 안 된다고 보는 첨단기술이라면 전방위로 압박을 확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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