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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현대상선 강경 구조조정···2020년 유동성 불안이 원인

윤동 기자입력 : 2018-11-13 19:00수정 : 2018-11-13 19:00

[사진=현대상선, 한국신용평가]


현대상선은 지난 2일 산업은행 등 채권금융기관협의회와 체결한 '경영정상화 이행 약정(자율협약)'을 종결했다고 밝혔다. 애초 예정된 2021년 6월보다 2년 이상 빠르게 자율협약을 종료한 것이다.

그러나 현대상선의 실상은 경영정상화와 거리가 멀다. 자율협약 종결은 채권협의회가 현대상선에 붙은 '부실 회사'라는 꼬리표를 떼어 영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준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상선은 2011년부터 올해 2분기까지 영업적자를 지속하는 등 아직 경영정상화를 이뤄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관련 기사 3면>

금융 및 신용평가업체 관계자들은 13일 "현대상선이 현재 상태로 영업적자를 지속하면 2020년에 갚아야 할 차입금을 모두 상환하기 어려워 다시 유동성 위기가 불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율협약이 종료됐음에도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구조조정을 단호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힌 배경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제거하기 위해 현대상선에 대해 고강도 혁신안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혁신 의지가 결여되고 비즈니스 마인드가 없는 안이한 임직원은 즉시 퇴출시키겠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이 최근 자율협약을 조기 종료했음을 감안하면 상당히 강경한 발언이다.

금융 및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이 회장의 발언이 현대상선 최대주주로서 당연하다는 평가다. 자칫 잘못하면 2년 안에 유동성 위기가 다시 발생할 수 있는 지극히 불안한 회사라는 시각에서다.

최근 자율협약 종료 직전까지 현대상선의 펀더멘털이 상당히 개선된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 자본 확충으로 6월 말 기준 1500억원에 가까운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예고된 차입금 상환 일정을 감안하면, 현대상선의 재무 상황은 매우 불안한 상태다. 채무 재조정으로 상환 유예된 일반공모채의 만기가 연이어 도래하는 데다 선박금융 상환 시기도 내년과 2020년에 집중돼 있다.

실제 2020년 3월까지 차입금 상환 규모를 따져보면 이자를 제외하고 원금만 계산하더라도 4079억원이다. 현재 보유 중인 유동성을 전부 소진할 경우, 다시 재무적 위기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문제는 현대상선이 남은 기간 동안 돈을 벌어서 위기를 해소하기보다는 있던 돈도 까먹을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현대상선은 올해 2분기 기준 242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1년부터 시작된 적자 흐름을 끊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도 해운업의 불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연료유가 상승, 운임 하락 등 악재가 겹쳐 흑자 전환이 어렵다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상선은 가시적인 실적 개선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유동성 위험은 다시 불거질 것"이라며 "이동걸 회장이 모럴 해저드 척결을 외치며 강력하게 구조조정하겠다는 마음도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사진=현대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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