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겨냥 비판 쏟아낸 메르켈·마크롱 "아메리카 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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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 기자
입력 2018-11-13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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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메르켈 "국가적인 자만심과 군사적인 거만함이 세계 전쟁 일으켜"

[사진=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 아시아 주요국 정상들과의 만남을 잇따라 건너뛰면서 비판의 화살을 받고 있다.

13일 외신에 따르면 지난 11일 제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행사 참석차 프랑스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을 마치고 쉬렌 미군묘지를 찾아 참배한 뒤 곧장 귀국길에 올랐다.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주재로 열린 파리평화포럼에도 불참했다. 포럼에는 마크롱 대통령 외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등이 참석해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일방주의와 배타적 민족주의를 비판했다.

개막 연설자로 나선 메르켈 총리는 1,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전범 국가의 반성으로 연설을 시작했다. 메르켈 총리는 "국가적인 자만심과 군사적인 거만함이 두 차례의 세계 전쟁을 일으켜 무분별한 유혈 사태로 이끌었다"며 "국가 간 커뮤니케이션 부족과 타협에 대한 거부감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군사·경제적으로 세계를 압박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를 겨냥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 개선문에서 세계 70여 개국 정상들이 참석한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에서도 다른 정상들과 따로 행동하는 '나 홀로 행보'를 보였다. 엘리제 궁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단체로 이동한 다른 나라 정상들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과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별도 차량으로 기념식장에 도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념식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연설을 듣는 내내 무표정한 얼굴을 보였고, 프랑스 방문 일정 중 많은 시간을 숙소인 주 프랑스 미국대사관저에서 보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를 두고 AP는 "파리에서의 트럼프 대통령에게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미국 우선주의)는 대체로 '아메리카 얼론'(America alone·미국 외톨이)을 의미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뿐만 아니라 이번 주 아시아에서 잇따라 열리는 주요 회의에도 모두 불참하는 대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보냈다.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 정상회의와 동아시아정상회의(EAS),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모두 펜스 부통령이 참석하기로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에도 취임 첫 아시아 순방 때 EAS 참석 일정을 막판 취소한 바 있다. 미국 대통령이 아세안과 APEC 정상회의에 불참하는 것은 5년 만이다. 2013년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정부 셧다운 관련 협상을 위해 아시아 방문을 취소했다.

펜스 부통령의 대리 참석은 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철회, 동맹국들에 대한 관세 부과, 중국과의 무역전쟁 등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아시아 정책에 관한 회의론이 커지는 가운데 더해진 일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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