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다음달부터 하루 50만배럴 감산…'OPEC+' 전략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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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회 기자
입력 2018-11-1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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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급 불안에 국제유가 급락, 약세장 진입 여파…다음달 OPEC 총회 촉각

[사진=A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감산을 선언했다. 수급 불균형에 따른 국제유가 급락세에 맞서 다음달부터 수출물량을 하루 50만 배럴 줄이겠다는 것이다. 최근 대이란 원유 제재를 재개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 아래 증산 방침을 표명한 지 한달 만이다.

사우디의 변심은 국제유가 안정을 위해 한동안 증산 기조를 고수해온 주요 산유국의 전략 전환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사우디의 감산 선언은 1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10개 비OPEC 산유국, 이른바 'OPEC플러스(+)' 대표가 모인 공동점검위원회(JMMC) 회의 중에 나왔다. 기존 감산 합의 이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자리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여기서 감산 방침과 함께 다음달 OPEC 총회에서 관련 협의를 더 하겠다고 밝혔다.

OPEC+가 이날 회의에서 공식적인 감산에 합의한 건 아니다. 다만 성명에서 '새로운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내년에 보다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감산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을 실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회의에 참석한 오만 대표도 "산유국 대부분이 감산에 합의했다"고 귀띔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가 감산 여부를 놓고 엇갈린 신호를 주는 등 OPEC+가 집단적인 감산에 공감대를 이루진 못했지만, 감산 합의에 접근하긴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외신들은 국제 원유시장이 한 달여 만에 약세장에 진입하면서 OPEC+에 대한 감산 압력이 고조됐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대이란 원유 제재 등을 앞두고 10월 초까지 강세행진한 국제유가가 한국 등 8개국에 대한 미국의 이란 제재 면제 결정, 미국 원유 재고 증가세 등의 이유로 반락한 게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 9일로 10일 연속 떨어졌다. 1983년 이후 3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열흘 새 낙폭이 11%에 달한 WTI는 지난 8일 10월 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져 약세장에 진입했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도 이튿날 역시 약세장에 들어섰다.

2014년 중반 배럴당 110달러(브렌트유 기준)를 훌쩍 웃돌던 국제유가는 공급과잉 탓에 2016년 초 20달러 대까지 추락했다. OPEC+가 2016년 말 감산에 합의한 덕분에 지난달 초에는 80달러 대로 반등했다. OPEC+의 기존 감산 합의 시한은 올해 말까지다. OPEC+는 다만 지난 6월 국제유가 급등 우려 속에 감산 합의를 완화하는 방식의 일부 증산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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