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엔터프라이즈] DB그룹, 금융 중심 재편성 성공···부활 준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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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18-11-0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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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명변경 1년 성공적···건전성 뒤쳐져 흠

[사진=DB그룹 각 계열사]


지난해 11월 DB그룹은 50년 가까이 그룹을 대표했던 '동부'라는 브랜드를 버리고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사명변경 후 1년을 맞이한 DB그룹은 현재 금융계열사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돼 새로운 부활을 준비하고 있다.

동부그룹은 한때 재계 13위까지 오를 정도로 성장세를 보였으나 2013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하락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유동성 위기 직전 65개에 이르렀던 계열사가 지난 6월 말 기준 21개로 줄었고, 재계 순위 역시 30위권 수준으로 떨어졌다.

동부건설·제철 등 핵심 계열사가 속속 이탈되면서 그룹의 정체성마저 흔들리는 상황을 맞았다. 사명을 변경한 것은 '동부'라는 브랜드 권리를 가진 산업계열사의 이탈이 주원인이나 이 기회에 그룹의 정체성을 재확립하고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한 결정이기도 했다.

 

[사진=DB손해보험]
 

지난 1년 동안 DB그룹은 금융 중심으로 완전하게 재편성됐다. 그룹 전성기보다 오히려 금융계열사는 늘어났다. DB그룹의 금융계열사 14곳의 자산 합계는 54조9077억원, 당기순이익 합계는 6763억원으로 다른 금융그룹에 뒤처지지 않는 수준이다.

특히 그룹의 위기와 재편성 시기를 가리지 않고 대들보 역할을 하고 있는 DB손보의 경쟁력이 놀랍다. DB손보는 손보업계 2~3위 수준의 영업력을 유지하며, 자산운용 등에서도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DB손보 이외에 두드러지는 계열사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약점이 있다. DB금융투자나 DB생명 등도 상당히 그룹에 기여하고 있으나 업권 내 지배력 면에서는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금융계열사 대부분이 보험 관련이라는 점도 좋지는 않다. DB그룹 14개 금융계열사 중 6개사가 손해사정사나 독립보험대리점(GA)으로, DB손보와 DB생명까지 포함하면 절반 이상이 보험업을 영위하고 있다. 앞으로 보험업황이 악화될 경우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뜻이다.

아울러 금융계열사 전반적으로 경쟁사보다 건전성이 좋지 못한 점도 문제로 꼽힌다. 우선 그룹의 대들보인 DB손보부터 6월 말 기준 지급여력(RBC) 비율이 198.5%로 크게 뛰어난 수준은 아니다. 경쟁자인 다른 금융그룹 대부분이 튼튼한 계열사가 있어 여차할 경우 증자를 받기 쉽다는 점을 감안하면 격차가 난다고 볼 수 있다.

DB금융그룹 전체로 보더라도 건전성이 아쉽다. 지난해 말 기준 금융그룹 통합감독 평가 기준에 따라 통합 자본적정성 비율을 추산한 결과 DB금융그룹은 186.82%를 기록했다. 금융그룹 통합감독 대상 7개 그룹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금융그룹 통합감독을 염두에 둔다면 DB그룹의 명쾌한 지배구조가 장점이 된다. 핵심 계열사인 DB손보가 지배구조의 중심축으로 대부분 금융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산업계열사가 그룹에서 이탈하면서 지분관계가 정리된 것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하는 셈이다.

지배구조에서는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가 대규모 주식담보대출을 받고 있다는 점이 유일한 흠이다. 오너 일가가 금융기관에 담보로 설정한 지분율 규모는 현재 13.61%로 보유지분인 23.23%의 절반이 넘는 수준이다. DB손보의 주가가 급락한다면 담보로 설정된 주식이 반대매매될 수 있어 지배구조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업계열사의 부실로 연달아 부실화된 금융사가 얼마나 많은지 샐 수도 없는 상황에서 DB그룹은 금융 중심으로 그룹을 훌륭하게 재편성하고 부활을 준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진=DB손해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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