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익수 軍 특수단장 "기무사 세월호정국 탈피 위해 민간인 사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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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 기자
입력 2018-11-06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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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발시 유가족 행세를 하라' 지침도

 

국군기무사령부 계엄령 문건 작성과 세월호 유가족 사찰 의혹 등의 수사임무를 맡은 전익수 특별수사단장이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특수단의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군 특별수사단(특수단)은 6일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가 세월호 참사 이후 정권에 유리하게 작용하도록 세월호 유가족 등 민간인 사찰을 주도했다는 수사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전익수 특수단장(공군본부 법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기무사는 악화된 세월호 정국을 조기에 전환하고 당시 추락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해 세월호 사건 발생 초기부터 세월호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운영했다"고 밝혔다. 

당시 기무사는 정권에 불리한 세월호 정국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실종자 수색 포기와 세월호의 인양 포기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유가족이나 실종자 가족을 설득·압박하기 위한 수단을 확보하기 위해 유가족에 대한 첩보를 조직적으로 수집한 것으로 파악됐다. 

세월호 참사 이후 6·4 지방선거 등 주요 정치일정을 앞두고 ‘세월호 정국’으로 당시 정권에 불리하게 전개되자 정국 조기전환을 위한 출구마련과 VIP 지지율 회복 등을 도모하기 위해 관련 TF를 구성·운영한 것이다.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의 유가족 등 민간인 사찰을 위한 태스크포스(TF) 조직도. (국방부 제공) 


보고에 따르면 광주·전남지역 기무대인 610부대장은 부대원들에게 현장임무를 부여하고 ‘활동간 적발시 유가족 행세를 하라’는 등의 활동지침을 내리고, 진도체육관 등지에서 실종자 가족들의 성향이나 일상생활에 대한 첩보를 수집해 보고하게 했다.

안산지역 기무부대인 310부대장은 단원고 학생들의 동정이나 유가족단체 지휘부의 정치성향 등의 첩보를 수집해 보고토록 했다.

또 정보보안 부대원들을 동원해 인터넷상에 실종자가족의 언론기사를 개인별로 종합하거나 사생활 관련 정보를 수집한 정황도 드러났다.

특수단은 고(故)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검거 당시 불법감청 의혹에 대한 수사 결과도 발표했다. 

보고에 따르면 기무사는 세월호 정국 당시 유 회장 검거를 위해 기무사 3처를 중심으로 TF를 구성해 부대 역량을 총동원해 검거활동을 진행했으며, 검거활동 초기부터 감청을 실시했다.

전 단장은 "당시 관련자들이 감청의 불법성을 인식했는지 여부가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며 "감청 시작 직후 실무자가 불법감청의 문제점을 수차례 보고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기무사는 오히려 전파환경 조사로 위장해 감청을 감행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특수단은 유가족 사찰 지시와 관련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혐의로 3명을 구속 기소,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또 불법 감청과 관련해서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특수단은 세월호 민간인 사찰 수사를 담당했던 군 검사, 군 검찰수사관 일부를 잔류시켜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에 기소한 피고인들에 대한 공판을 수행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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