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상장사 줄줄이 자사주 매입…최대 570조원 유입 효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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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8-10-2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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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에만 40곳 상장사 '자사주 매입' 공시

  • 자사주 매입 장려 위해 '회사법'도 뜯어고쳐

  • 최대 571조원 자금 증시 유입효과 기대

  • 美 증시와 비교하면 여전히 '저조'

중국증시에 불어닥친 자사주 매입 열풍 [사진=신화통신]


중국 주식시장에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 열풍이 불고 있다. 중국 증권당국이 증시 부양을 위해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다.

자사주 매입은 일반적으로 자기 회사 주식이 지나치게 낮게 평가됐을 때 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기업이 자기 주머니를 털어서 자기회사 주식을 사들이는 걸 뜻한다.

◆ 주가 폭락 속 불어닥친 '자사주 매입' 열풍

29일 중국 경제일간지 증권시보에 따르면 지난 28일 저녁에만 41개 상장사가 자사주 매입과 관련한 공시를 내놓았다.

자사주 매입 예비계획안을 공시한 상장사가 16곳, 자사주 매입의 진전 현황을 공시한 상장사가 15곳, 회장이나 지배주주의 자사주 매입 제안을 공시한 상장사가 5곳, 사상 처음으로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상장사가 2곳 등이다.

이들 41개 상장사의 공시 내용을 바탕으로 집계한 자사주 매입 규모는 최대 167억5100만 위안(약2조7400억원)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28일 저녁 중국 대형방직기업인 헝리(恒力)그룹이 주당 18위안씩, 최대 20억 위안어치 자사주를 매입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같은 날 또 다른 상하이 상장사인 대형 부동산기업 신후중바오(新湖中寶)의 경우엔 앞서 15일 최대 10억 위안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이날 15억 위안으로 늘렸다.

10월 들어서만 모두 140곳이 넘는 상장사가 자사주 매입 계획이나 진전 상황을 공시했다. 앞서 26일 대형 석탄기업인 산시석탄이 최대 50억 위안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안을 내놓은 게 대표적이다.

◆ 자사주 매입 장려 위해 '회사법'도 뜯어고쳐

이는 최근 중국 증시 침체장 속에 중국 당국이 증시 부양책의 일환으로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을 적극 장려하고 나선 영향이 크다.  이를 위해 '회사법'까지 뜯어고쳤다. 

중국의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최근 열린 회의에서 자사주 매입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회사법 수정안을 심의 통과했다.

여기엔 상장사가 직원 인센티브 부여, 회사 신용과 주주 권익 수호, 전환사채 발행 등을 목적으로 자사주 매입을 허용했다. 기존의 회사 합병이나 감자 등 일부 국한된 상황에서만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었던 것에서 규제를 크게 완화한 것이다.  또 상장사의 자사주 비중 상한선을 기존의 5%에서 10%로, 또 보유기한도 1년에서 3년으로 늘렸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도 지난 26일 저녁 회사법 개정에 따라 자사주 매입제도 규칙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완비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 최대 571조원 자금 증시 유입효과 기대

이처럼 중국 당국이 자사주 매입을 장려하면서 향후 최대 3조 위안이 넘는 자금이 증시에 유입될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싱예(興業)증권은 보고서에서 중국증시 상장사 전체 자산에서 현금 및 현금등가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15%라며, 이는 미국 증시 상장사의 5.8%보다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2018년 상반기 기준 중국증시 상장사 현금 및 현금등가물 총액은 26억1500만 위안으로, 이중 현금 보유량 비중이 8% 이상인 상장사가 현금 일부를 동원해 자사주 매입에 활용하면, 모두 2212곳 상장사가 최대 3조4900억 위안(약 571조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전체 46조 위안 시가총액에 달하는 중국 증시에 뚜렷한 주가 상승 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얘기다.

실제로 자사주 매입의 주가 상승 견인 효과는 크다. 통계에 따르면 2015년부터 현재까지 상하이증시 상장사의 경우,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지 1거래일 후, 10거래일후, 한달 후 주가 평균 상승폭은 각각 2.48%, 3.02%, 4.08%에 달했다.

◆ 美 증시와 비교하면 여전히 '저조'

사실 올 한해 중국 주식시장은 '자사주 매입 붐'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올 들어 주식시장 폭락 속에 중국증시 사상 최대 규모 자사주 매입 열풍 불었기 때문. 싱예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올 1~3분기 중국증시 자사주 매입규모는 모두 257억5000만 위안(약 4조2000억원)으로, 2015~2017년 3년간 자사주 매입액을 모두 합친 것과 비슷했다.  

하지만 이는 미국 등 선진국 주식시장과 비교해 보면 저조한 수준이다. 통계에 따르면 올 1, 2분기 미국증시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액을 합치면 6063억 달러(약 690조원)에 달했다.  이는 제도적으로 제약이 컸던 탓이 크다. 

사실 미국 주식시장에서 상장사 자사주 매입은 매우 일반적이다. 궈진(國金)증권 통계에 따르면 2009~2017년 미국 증시에 상장된 비(非) 금융기업의 자사주 누적 매입액은 3조3700억 달러로, 같은 기간 미국 주식펀드(뮤츄얼펀드 및 상장지수펀드(ETF) 누적 주식 매입액 1조6400억 달러의 두 배를 웃돌았다. 창강증권은 2011~2017년 자사주 매입이 미국 주가 상승 기여도는 순익 다음으로 두 번째로 높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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