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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베일 벗은 정의선식 오픈이노베이션, ‘제로원데이’ 가보니

최윤신 기자입력 : 2018-10-21 13:06수정 : 2018-10-21 13:06
19~22일 옛 현대차 원효로 서비스센터 부지서 실시 다양한 스타트업, 크리에이터 교류의 장… 대규모 행사 사원이 총괄하는 ‘새로운 시도’ “제로원은 당장의 이득보다 장기적인 아이디어 얻는 실험실”

제로원데이 행사 전경[사진=최윤신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주도해 만든 것으로 알려진 국내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 ‘제로원’(ZER01NE)이 그간의 활동을 전시하는 ‘제로원데이’ 행사를 개최했다.

19~22일 서울 용산구 옛 현대차 원효로서비스센터 부지에서 열린 제로원데이 행사에 참여해 현대차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가고자하는 방향성을 들여다 봤다.

◆ 전시회 아닌 축제, 제로원데이

지난 19일 정오, 제로원데이 행사장 입구는 마치 락페스티벌 입구인 것처럼 시끌벅적하고 활기찬 분위기였다.

팔찌 형태의 입장권을 수령한 뒤 행사장으로 들어서니 옛 서비스센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부지에는 독특한 복장의 사람들이 가득했다. 제로원데이의 첫 인상은 기술 중심의 전시회나 비즈니스 박람회라기 보다는 ‘축제’에 가까웠다.

5500평의 광활한 부지는 △스타트업 스퀘어 △크리에이터 스튜디오 △크리에이터 스페이스 △F&B 라운지 등 4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스타트업과 아티스트들이 가득 채우고 있었다.
 

제로원데이 크리에이터 스페이스 모습.[사진=최윤신 기자]



제로원데이 행사는 그간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현대차그룹의 이미지와는 굉장히 달랐다. 기획부터 파격적으로 진행됐다. 현대차그룹에 입사한지 1년도 안된 사원이 총괄기획을 맡은 것. 국내 어떤 대기업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경우다.

성대경 PD(현대차그룹 스타트업 육성팀 사원)는 회사에 입사하기 전에 축제를 기획하는 스타트업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인재다. 성 PD는 “제로원데이를 기획하며 전시회보다는 축제처럼 만들어보겠다고 했다”며 “기획력 보다 발상 자체를 높게 평가하는 제로원의 문화가 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 스타트업과 크리에이터 ‘교류의 장’

제로원은 국내 창의 생태계 활성화를 목표로 현대자동차그룹이 후원해 지난 3월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에 문을 연 새로운 개념의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이다.

제로원데이는 지금까지 제로원에서 활동했던 아티스트들과 스타트업이 자신들의 프로젝트와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고 교류하는 데 목적을 둔 행사이다.

크리에이터 스튜디오에서는 지금까지 제로원에 참여한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었고, 스타트업 스퀘어에선 제로원 소속 스타트업과 현대차 사내스타트업, 외부에서 초빙된 스타트업 들이 각자 부스를 마련해 자신들의 비즈니스를 알리고 교류하고 있었다.
 

제로원데이 행사장에 마련된 M.O.P 부스에서 최형일 M.O.P 대표이사가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최윤신 기자]



제로원에 소속된 M.O.P(엠오피)는 세라믹 등 3D프린트 소재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2017년 창업해 올해 3월 제로원에 합류했다. 최형일 엠오피 대표는 “제로원의 국가과제 매칭프로그램을 통해 미세유체반응기 분야에서 입찰을 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그는 “제로원은 다른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에 비해 창업자에 대한 배려가 많고 크리에이터들과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엠오피는 제로원 소속 크리에이터와 함께 전통자기기술과 세라믹 소재를 결합하는 형태를 구상 중이다. 또 현대차의 고급차종 인테리어에 부속품을 공급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제로원 소속 스타트업 외에도 현대차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통해 성과를 낸 스타트업들도 부스를 마련하고 참여했다. 튠잇(tune IT)은 튠잇은 차량에 정보통신기술(IT)을 더하는 솔루션을 제시, 사내 스타트업 공모에 선발된 업체다. 현대차가 광주에서 실시하는 친환경차 카셰어링 서비스(J카)에 IT접목 기술을 선보여 주목을 받기도 했다.
 

제로원데이 행사장 스타트업 존에서 송영욱 튠잇 대표(왼쪽)과 신형 이사가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최윤신 기자]



또 다른 사내스타트업인 H체커는 부품 유통과정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부품 신뢰도를 높이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경기도 블록체인 해커톤대회에서 입상하며 비즈니스모델에 대해 인정받았고 이달부터 현대차그룹 선박엔진 제조 계열사인 씨즈올에 해당 기술을 적용한다.

외부 기업들의 참여도 눈에 띄었다. 제로원데이 행사가 단순히 현대차그룹과 제로원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내 스타트업의 교류의 장이라는 점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삼성전자 C랩을 통해 창업한 뒤 독립해 나온 로켓뷰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제품의 최저가와 상세정보 등을 알려주는 ‘찍검’ 서비스로 잘 알려져 있다. 김화경 로켓뷰 대표는 “제로원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이번 행사에 참여해 다른 스타트업 대표들과 교류하고 싶어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제로원, 현대차의 미래혁신 ‘실험실’

이날 행사장에서 만난 차인규 현대차그룹 오픈이노베이션전략사업부장(부사장)은 제로원은 현대차그룹이 진행하는 다른 오픈이노베이션 센터보다 더욱 미래를 내다보고 있는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당장의 성과를 기대하기보다는 보다 먼 미래의 성장을 위한 아이디어를 얻는 ‘실험실’에 가깝다는 이야기다.

차 부사장은 “제로원은 참여 스타트업과 크리에이터들에게 그 어떤 과제도 요구하지 않고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장을 제공하고 있다”며 “당장의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보다 크리에이터와 스타트업, 스타트업과 스타트업간의 교류를 통해 어떤 혁신이 일어날지 지켜보는 ‘실험’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은 제로원 활동이 CSR(사회공헌활동)에 가깝다고 느껴질 수 있겠지만 더욱 먼 미래의 성장을 위한 아이디어를 얻어내는 과정”이라며 “정의선 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의 가이드라인이 저변에 깔려있는 현대차 그룹의 새로운 시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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