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종합] "꿈이 망가질까봐 두려웠다"…더 이스트라이트 이석철, 4년만에 눈물로 전한 폭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아름 기자
입력 2018-10-19 14:57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더 이스트라이트 이석철 [사진=연합뉴스 제공]


“4년간 무차별하게 폭행당했고, 신고하고 싶었지만 꿈이 망가질까봐 두려웠다.”

영재 밴드 더 이스트라이트 맏형이자 리더 이석철이 기자회견장에 섰다. 올해 나이 고작 열아홉. 고등학교 3학년인 그가 소속사 미디어라인 엔터테인먼트 소속 프로듀서 A씨에게 4년간 폭행, 감금 당한 사실을 고백하며 오열했다.

19일 오전 서울 광화문 변호사회관 10층 조영래홀에서는 밴드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들이 소속사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에게 폭언‧폭행을 당한 논란과 관련한 해명에 대해 이를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앞서 지난 18일 더 이스트라이트 측은 소속사 미디어라인 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 A씨에게 폭언 및 폭행을 당했으며 김창환 회장은 이를 알고도 묵인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같은 날 소속사는 공식입장을 통해 프로듀서 A씨의 폭행 사실을 인정했으며, 책임을 통감하고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반면 폭행 사실을 알게 된 후 부모와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했으며, 이후 폭언이나 폭행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김창환 회장이 이를 알고도 방조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전했다. 그러나 더 이스트라이트 측이 소속사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게 된 것.

이날 기자회견장에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 이석철과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남강 정지석 변호사가 참석했다.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 대표로 참석한 리더 이석철은 그간의 폭언과 폭행 등에 대해서 조목조목 설명했다. 특히 자신의 친동생이자 더 이스트라이트의 베이시스트 이승현의 폭행 피해 사실에 대해 대신 이야기 했다.

이석철은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들은 2015년~2017년까지 약 4년 가까이 지하연습실, 녹음실, 스튜디오, 옥상 등에서 야구방망이와 철제 대걸레봉 등으로 엎드려뻗쳐를 하며 엉덩이를 상습적으로 맞았다. 집에 가서 부모님께 알리면 죽인다는 협박도 상습적으로 받았다”며 “친동생이자 베이시스트 이승현 군은 스튜디오에서 감금을 당한 상태로 몽둥이와 팔, 허벅지 등을 90여 차례 맞아 피멍이 든 사실이 있다. 이날 보컬 이은성 군도 몽둥이로 맞아 머리에 피를 많이 흘렸었다”고 폭행 사실에 대해 세세하게 증언했다. 특히 프로듀서 A씨에게 맞은 봉걸레 자루도 들고 나오며 증거로 제시, 눈물을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어 이석철은 미디어라인 김창환 회장의 폭행 방관 사실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김창환 회장님은 이러한 폭행 현장을 목격하시고도 제지하지 않으시고 ‘살살하라’며 방관했다. 대표님은 상처를 치료해주지 않고 방송 출연을 시켰던 사실이 있고 현재 제 동생이자 이승현 군은 수많은 협박과 폭행으로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정신적 치료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이석철은 폭행 가해자인 미디어라인 PD의 실명을 언급하며 “PD님으로 부터 또 다른 멤버는 죽인다는 메시지로 힘들어 하고 있다. 저는 어제 보도자료에 나왔던 것처럼 목에 5.5 기타 케이블을 감아서 잡아당겼던 것도 연주가 틀리거나 따라오지 못할 때 잡아당기거나 4시간 동안 목을 졸랐고 피멍과 상처가 난 사실이 있다”며 “현재 합숙하지 않고 있는데 회사 근처에서 조그마한 원룸에 생활하고 있는데 부모님께서 주말에 케어 하시기 위해 올라오시는데 회사 측의 협박에 겁이나서 어머니께 말씀드리지 못했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이석철은 “저희 멤버들은 지속적인 폭행과 협박, 인권 유린 등을 당하고 있었지만 ‘폭탄이 터지면 PD만 자르면 되고 더 이스트라이트 해체하면 된다’고 이야기 했다. 사랑하는 멤버들과 동생들이 받는 상처를 방관할 수 없었고, 더 이상 K팝신을 비롯해 대한민국에서 아동인권과 유린이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에 여러 가지로 두렵지만 기자회견에 참석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폭행 사건과 관련한 주요경과에 대해서는 정지석 변호사가 대신 설명했다. 정 변호사는 “최초 폭행은 2015년 3월경, 미디어라인의 구 지하 연습실에서 있었다. CCTV를 가리고 커튼으로 유리창을 가리고 폭행했다”며 “그 무렵 5층 스튜디오에서 이승현에게 자기가 전자담배를 선물 받았다면서 중학생이었던 이승현에게 강요하면서 결국 입에 물고 빨아들이는게 아닌 ‘훅’ 불어내니까 폭행했다고 했다. 또 2015년 6월 말경, 구 지하연습실에서 안마의자가 찢어졌다는 이유로 범인을 색출한다는 이유로 앉았던 사람들을 바닥에 엎드려뻗쳐를 시키고 때렸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기자회견 자리에서는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들이 폭행당한 시기를 타임라인으로 정리해상세하게 공개했다.

정지석 변호사는 “2017년 6월 13일 저녁에는 5층 스튜디오에서 이승현이 연습하지 않고 축구를 했다는 이유로 스튜디오에 가둬놓고 몽둥이로 머리와 엉덩이를 수차례 때리고 팔을 부러뜨린다면서 몽둥이로 때렸다. 거기에 목을 조르고 머리를 발로 걷어차는 등 감금 및 폭행, 상해를 입었다”며 전치 20일 상해진단서와 카톡 메시지 사진을 증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어 “이승현 아버지가 주말에 우연히 승현 군의 상처를 보게 됐고, 병원에 가서 치료를 다 하고 김창환 대표에게 항의를 하고 재발방지 약속을 받았다. 그리고 프로듀서 A씨를 물러나기로 했다. 이게 어제 미디어라인에서 발표한 원만한 협의지만, 원만한 협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른 멤버들과 공동행동을 하지 않은 배경은 무엇일까. 정 변호사는 “미디어라인은 멤버를 통한 다른 멤버 감시라는 수단으로 통제를 해왔고, 또 멤버들이 모두 미성년자들이므로 그 부모들과 같이 상의를 하게 되면 그 내용이 미디어라인 경영진에게 누출될 것을 우려했다”며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으면 내쫓겠다는 미디어라인 경영진의 협박성 폭언에 계속 시달려오면서, 실제로 여기서 쫓겨나면 좋아하는 음악을 할 수 없겠다는 두려움에 모든 고통을 참아내면서 부모님들에게도 발설을 하지 않았고, 또 내가 폭로를 하면 같이 고생하는 다른 멤버들에게 피해가 갈까 두려워 발설하지 못한 면도 있었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제 일부 멤버의 부모들은 아이가 심한 폭행을 당한 것을 알고 김창환 회장을 찾아가 따지자 그러면 데리고 나가라는 협박에 도리어 싹싹 빌고 나왔다”고 전했다.

폭행을 당한 후에도 방송 활동을 이어나갔던 이스트라이트. 이석철은 “저희는 무대에 서는 사람이기 때문에 상처에 대해서 보이면 안 된다는 건 다 아는 사실일거다. 대기실에서 그렇게 맞았고, 제 동생은 먹던 햄버거를 얼굴에 맞았다. 그런 상황에서도 좋은 음악 보여드리자는 생각으로 우리끼리 풀었던 마음으로 무대에 섰다. 그런데도 뒤에서는 항상 당해왔고, 앞에서는 웃는다는 게 지금으로서는 너무 힘들고 속상하다”고 털어놨다.

더불어 어제(18일) 소속사에서 발표한 공식입장에 대해 이석철은 “멤버들과 협의를 했다고 말씀하셨는데 저희가 얼마 전에 김제에 스케줄이 있어서 갔는데 그 당시 제 동생 승현이가 건강상 문제로 불참했다고 공지를 냈다. 하지만 그 전날에 그 PD님이 관리를 하겠다고 했을 때 김창환 회장에게 가서 때린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이 PD님과 함께 할 수 없다, 저는 너무 힘들고 트라우마가 있는데 약속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방치하고 내버려 두냐고 말했을 때 단순히 버릇없다는 이유로 이정현 대표님과 김창환 회장님이 결정을 내리시고 밴드에서 쫓아냈다. 그런데 건강상의 문제라고 했고 베이시스트가 없이 공연을 했다. 팬들은 건강상의 문제라고 믿었다. 부모님과 협의한 건 아무것도 없었고, 저희가 건의해도 협의한 건 아예 없었다”고 억울함을 드러냈다.

특히 미디어라인에서 숙소 지원이나 레슨 등에 관한 일체의 지원이 없었다고 고백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사건을 뒤늦게 폭로하는 이유에 대해 이석철은 울먹이며 “4년간 무자비하게 협박을 당하고 폭행을 당하면서도 말하지 못한 건 멤버 전체가 이 부분에 대해 신고를 하고 싶었는데 용기를 내서 재발 방지 요청을 한거다. 이 꿈이 망가지게 될까봐 신고를 하지 못했다. 늘 저희에게 그런 협박을 했었다. 저의 경우도 이 악물고 맞았다. 어렸을 때부터 주변 좋으신 분들이 음악 하는 걸 믿어주셨는데 그런 부분을 부모님께 말씀을 못 드리고 신고를 못 한다는 게 너무 슬펐다. 우리끼리 속에만 담아뒀다”고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이석철은 “팬 여러분들에게 좋은 음악 들려드린다고 약속했는데, 이런 일이 터진 것에 너무 죄송스럽고 이 사실을 일찍 알리지 못한 주변의 좋은 분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드린 것에 너무 죄송스럽다”면서 “저희 멤버들은 아직도 이런 부분에 있어서 음악을 하지 못할까봐 이야기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제가 대신해서 기자회견에 나선 거다. K팝씬이든 우리나라에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조사 등에 대해 참석하면 솔직하게 말하겠다. 이 일이 멤버들에게만 없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아니라 이런 일이 아예 없어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자회견을 했다. 솔직하게 이야기 드린거다.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마무리했다.

한편 더 이스트라이트는 지난 2016년 디지털 싱글 ‘holla’로 데뷔하며 최연소 밴드로 화제를 모았다. 베이시스트인 이승현은 현재 팀에서 퇴출된 상태이며 그의 형이자 리더인 이석철 역시 더 이스트라이트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이승현과 이석철은 그동안 소속사에서 폭행과 폭언을 당한 것과 관련해 법적 대응을 이어갈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