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입맛 잡은 농심 ‘신라면’···바둑 효과로 매출 40배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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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기자
입력 2018-10-17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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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법인 누적매출 20억 달러 돌파, 농심 해외법인 최초

지난 10월 15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막을 올린 제20회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서 한국 이세돌(왼쪽) 대 중국 커제의 대국[사진=농심 제공]


올해 농심 중국법인 매출이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농심은 중국법인 매출이 올 상반기 약 1억3000만 달러(약 1467억원), 연말까지는 2억8000만 달러(약 3160억원)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돼 최대 실적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1999년 독자법인으로 중국에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한 농심의 당해 매출은 700만 달러였다. 올해 연매출 예상치는 그보다 40배 늘어난 2억8000만 달러다. 이미 상반기 매출도 전년 대비 17% 늘어났다.

또한 20년간 중국법인 누적매출은 올 상반기를 기점으로 20억 달러를 돌파했다. 농심 해외법인 최초의 기록이다.

농심의 중국 첫 진출은 1996년 상하이에 생산공장을 가동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대만의 한 회사와 합작형태로 진출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도적으로 중국 사업을 벌이기 위해 1998년 지분을 인수했다. 1999년부터는 독자노선의 길을 걸었다. 동시에 1998년 청도공장, 2000년 심양공장 등을 가동했다.

세계 최대 라면시장인 중국에서 농심의 성공비결은 ‘차별화된 제품’과 ‘현지화 마케팅’으로 요약된다.

가장 대표적인 활동이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이하 신라면배 바둑대회)’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신라면배는 농심의 중국사업 20년과 궤를 같이 한다. 1999년 창설 이후 지금까지 중국 인기스포츠인 바둑을 통해 ‘신(辛)라면을 각인시킨 辛의 한 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제20회를 맞은 신라면배 바둑대회는 지난 10월 15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5개월간 대장정의 막을 올렸다. 이세돌과 박정환 등 국가대표 기사들이 출전해 중국, 일본 기사들과 베이징, 부산, 상하이를 거치며 치열한 한판 승부를 벌인다.

신라면배 바둑대회는 제품에 대한 고집과는 반대로 중국 현지 정서와 문화를 접목한 대표적인 마케팅 활동이다. 농심은 중국 진출 당시 바둑에 대한 열기가 높기로 유명한 중국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켜 농심의 인지도와 신라면 브랜드를 동시에 부각시키고자 했다. 1999년 7월 한국기원과 함께 국가대항전인 신라면배 바둑대회를 창설했다. 기업 제품명을 대회 타이틀로 내세운 것은 세계기전 중 신라면배가 처음이었다.

제1회 대회는 한국의 조훈현, 이창호, 중국의 마샤오춘, 창하오, 일본의 요다노리모토 등 세계 정상급 기사들이 참가했다. 농심은 바둑대회를 통해 제품 마케팅과 홍보를 하는데 집중했다. 대국장 인테리어를 비롯해 팸플릿, 제품전시, 기념품, 시식행사 등 농심과 신라면을 알리는 전략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은 대국을 관전하기 위해 대국장이나 TV앞에 모여들었고, 이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신라면 소비로 이어졌다. 중국이 처음 우승했던 제9회 대회는 중국 전역 700여개 언론사를 통해 집중 보도돼 수백억 원에 해당하는 마케팅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매년 중국에서 치러지는 결승대회는 중국 CCTV, 상해TV, 인민일보 등 다수의 중국 언론사에서 보도할 정도로 관심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창하오 중국 위기협회(圍棋協會) 부주석은 “중국 내 50여 개 기전 중 ‘한-중-일 바둑 삼국지’로 불리는 신라면배가 가장 인기가 많고 관전열기 또한 뜨겁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신라면배의 흥행은 초창기 중국 사업에 돌파구가 됐다.

조인현 농심 중국법인장은 “언론보도와 입소문 등의 광고효과는 특약점과 대형마트 입점 등 유통망 확대를 가져왔고, 이는 곧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며 “신라면배가 사업의 난관을 헤쳐 나가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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