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에 美 비판한 왕이...환구시보 "관계 낙관 어렵지만 협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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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정 기자
입력 2018-10-09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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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찾은 폼페이오, 왕이 "미국 잘못된 행동 중단하라, 협상은 가능"

  • 환구시보 "양국 관계 낙관 어렵지만, 협력 중요... 中 개혁개방 계속"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8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영빈관에서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북한과 한국을 거쳐 8일 중국을 찾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의 양대 외교 카운터파트인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 격)과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원을 만났다. 왕이 부장은 폼페이오 장관과의 만남에서 무역전쟁과 대만 등 중국을 향한 미국의 도발 행위를 전면 비판하는 동시에 협력을 강조하며 '평등한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놨다. 

중국 관영언론도 "폼페이오 장관이 중국을 찾았지만 양국 관계가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중국은 미국과의 협력과 공동 발전을 원하며 이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8일 보도에 따르면 왕이 국무위원은 이날 폼페이오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은 평화발전을 견지하고 개혁 심화와 개방 확대에 힘쓰고 있다"면서 "미국은 중국의 이러한 발전 방향을 직시하고 정확하게 인식해 중국을 향한 근거 없는 질책과 중국의 핵심이익을 훼손하는 잘못된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미국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무역전쟁, 대만, 남중국해 등 문제와 관련한 중국의 원칙적 입장을 재차 강조하며 물러서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이와 동시에 "올해는 중·미 수교 40주년으로, 지난 40년의 시간은 양국이 협력하면 모두 이롭고 싸우면 모두에게 해롭다는 사실을 알려준다"면서 "협력만이 유일한 올바른 선택지"라고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최근 무역전쟁이 심화하면서 중국 경제도 위태롭다. 시장 전망도 서서히 악화하는 분위기다. 여기에다 미국이 대만에 무기판매를 승인하는 등 군사적 거리를 좁히고 남중국해에 항공모함을 띄우는 등 중국을 향한 압박 범위를 확대하고 수위를 높이는 양상이다. 이에 중국은 미국을 거세게 비판하면서도 계속 여지를 남기며 갈등 해소를 위한 대화와 협상의 의지가 있음을 계속 알리고 있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도 9일 사평을 통해 미국을 비판하고 이번에도, 앞으로도 양국 관계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비판 논조 속에서도 "중국과 미국 모두에게 이로운 길은 협력"이라며 왕이 부장과 비슷한 주장을 펼쳤다.

신문은 "이번 폼페이오 장관의 아시아 순방 목적은 '북한'이지만 국제사회는 그의 방중이 중·미관계 개선의 계기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는 분위기"라면서 "하지만 갈등이 해소될 만한 조짐은 전혀 없었다"고 소개했다.

왕이 부장이 폼페이오 장관 면전에서 미국을 향한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미국이 이러한 잘못된 행보를 중단해 줄 것을 요구했고, 폼페이오 장관 역시 양국이 많은 이슈에 있어 '근본적인 엇갈림'이 있음을 인정한 것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환구시보는 "양국 수교 이래 이처럼 중국에 적대적인 미국 정부는 없었다"면서 "대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고 했다. 중국은 성실하고 근면하게 발전을 추구하고 세계와 거래했으며 영토 안보를 수호하고 싶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주변국과 마찰이 있지만 이를 적절히 해결하고 통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중국만의 이데올로기를 외부에 강압적으로 전파하려고 하지도 않았다면서, 대체 왜 중국이 미국의 '최대 위협'이 된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와 함께 "미국이 합리적인 설명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중국은 미국이 중국의 '굴기(우뚝 섬)'를 용납하지 못하고 억압하려 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중국은 그저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개혁·개방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구시보는 "우리는 안정적인 중·미 관계를 미국으로부터 기대하기 어렵다는 사실과 함께 중국이 계속 시간과 싸우며 각 분야에서 실력을 기르고 중국 시장의 매력을 높여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실력이 있으면 시장의 매력도가 높아지고 그래야만 비로소 미국이 중국과의 협력을 이성적으로 바라보고 양국 관계도 정상궤도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왕 부장과 양제츠 위원이 "협력이 모두가 이기는 길"이라고 말하자, 폼페이오 장관도 "미국은 중국과 함께 협력과 상생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미국은 중국의 발전을 반대하지 않고 중국을 전면적으로 억제하려는 정책도 구사하고 있지 않다"고 답한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속에서 여전히 미·중 관계 개선의 가능성이 남아 있음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

미·중 양국의 다음 접촉은 오는 11월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이뤄진다. 하지만 미국 중간선거, 무역전쟁 지속 등의 영향으로 단기간 내 관계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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