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방어, 소비진작…" 무역전쟁 장기전 대비하는 중국

배인선 기자입력 : 2018-09-24 12:04
인민은행, 홍콩서 중앙은행증권 발행…위안화 추가하락 방어에 초점 소비진작책 마련…수출 둔화 대비 9월 들어 8000억위안 이상 돈풀기도

미중 무역전쟁. [사진=바이두]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장기화할 것에 대비하는 중국은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소비를 진작하는 한편, 금융·외환시장을 안정시키는 데도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미국은 현지시각으로 24일 0시 1분(우리나라 시간 오후 1시 1분)을 기해 중국산 제품 2000억 달러어치에 대해 10% 고율 관세 부과를 개시할 방침이다. 이에 맞서 중국도 즉각 미국산 제품 600억 달러어치에 5~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미·중간 무역전쟁은 한층 더 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위안화 추가 하락 방어하라

중국은 무역전쟁으로 위안화 가치가 추가 하락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응에 나섰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앞서 23일(현지시각) 홍콩 금융관리국과 중앙은행증권(Central Bank Bill) 발행·유통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21세기경제보 등 현지 언론이 24일 보도했다.

중앙은행증권은 인민은행이 발행하는 일종의 단기 채권으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장치다. 인민은행이 중앙은행증권을 신규 발행하면 홍콩의 위안화 유동성이 떨어져 결과적으로 위안화 절상 방향으로 환율을 유도할 수 있게 된다.

사실상 홍콩에서 중앙은행 채권을 신규 발행해 역외 외환시장 움직임을 제어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인민은행은 앞서 위안화 환율 안정을 위해 위안화 거래 기준환율을 정하는 데 '경기대응요소(counter-cyclical factor)'도 다시 도입했다. 경기대응 조정요소를 추가하면 위안화 기준환율 산정 시 거시경제 흐름 등 경제 펀더멘털이 더 많이 반영돼 시장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다.

중국 당국의 이런 움직임은 달러화 대비 위안화 환율의 급속한 추가 평가절하를 막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 속에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는 지난 6월 이후 6% 가량 폭락해 한때 달러당 7위안 선을 돌파할 것이란 우려가 확대됐다. 하지만 최근 위안화 환율은 안정세를 유지하면서 6.8위안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미국은 그 동안 중국이 수출을 늘리기 위해 인위적으로 위안화 절하를 용인하고 있다고 비난해왔지만 중국 역시 위안화 가치의 급속한 하락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리커창 총리도 앞서 19일 톈진에서 열린 하계 다보스 포럼 기조연설에서 "위안화의 일방적 평가절하는 득보다 실이 많다"며 "중국은 위안화를 평가절하해 인위적으로 수출을 늘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 수출 둔화 우려에 대대적 소비동원령도 

무역전쟁으로 중국의 경기 둔화가 우려된 가운데 대대적인 '소비 총동원령'도 내렸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중앙과 국무원은 앞서 21일 주민 소비 진작 종합계획을 발표해 소비를 촉진하는 시스템을 완비하고 주민 소비 잠재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소득세 감세 등 감세 정책을 지속·확대해나가는 한편 임금 인상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주민들의 소득 여력을 제고하기로 했다. 그간 민간 기업보다 소득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 연구원과 대학교수 등 지식인 계층의 급여를 높이겠다는 방침도 이번 계획에 포함됐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대외 수출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 중국 지도부가 소비 진작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당국의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내년 성장률이 6.5% 밑으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하면서 내년부터 중국 경제가 주로 내수에 의존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 9월 들어 8000억 위안 이상 '돈 풀기'

중국은 미국이 20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고율 관세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는 작업에도 돌입했다.

중국 상무부 잠정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2000억 달러 관세부과는 중국 전자기계·경공업·방직의류·화공·농산품·약품 등 6개 방면에서 주로 영향을 미치며, 영향을 받는 기업 중 거의 절반이 외자기업이다.

가오펑 상무부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의 일방적 보호무역주의는 미·중 양국기업과 소비자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산업체인과 공급체인의 안보에도 위협을 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은 실물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9월 들어 연일 시중에 '돈 풀기'도 이어갔다. 인민은행은 지난 17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를 통해 1년물 2650억 위안(약 43조3566억원)을 시중에 순공급했다. 이어 다음 날인 18일엔 공개시장 조작을 통해 2000억 달러어치 유동성을 순공급했다. 중국경영보에 따르면 지난 12~18일 인민은행은 5거래일 연속 MLF와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시중에 약 8000억 위안의 유동성을 순공급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네티즌 의견 0
    0 / 300

    실시간 급상승

    9.9초 더보기

    아주 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