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에 눈 뜬 중국..국내 운용사 진출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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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원·임애신 기자
입력 2018-09-0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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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산 1억달러 이상 초고액자산가 급증...투자 관심 늘어

  • 현지 금융사와 업무협력 및 자문사 설립 등 시장공략 나서

[사진=바이두]


국내 금융사들이 중국 자산운용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중국 정부의 규제완화 조치로 영업 기반이 확보되면서 본토 진출이 활발해진 것이다. 중국 자산관리 시장은 앞으로 부유층 확대와 은퇴 인구 증가 등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여 글로벌 금융사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권사부터 자산운용사까지 중국 시장 '출사표'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지난 4일 중국 현지 법인인 '상해 카이보 상무자문 유한공사'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중국 시장에 대한 리서치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한화자산운용은 앞서 중국 톈진(天津)시에 한화투자관리(천진) 유한공사를 설립했다. 국내 최초로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QFII)를 취득했고, 이후 위안화 적격 외국인기관투자가(RQFII)도 취득해 중국 펀드를 운용 중이다.

삼성자산운용은 2016년 11월 중국 베이징(北京)에 자문사를 설립했다. 북경자문사는 중국 건신기금의 상품개발을 지원한다. 중국 금융시장에서 발전 가능성이 높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증권사들도 중국 주요 금융사와 업무협력을 하거나 본토에 사무소를 개설해 리서치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중국 1위 증권사인 중신증권과 제휴를 맺었다. 아직 구체적으로 사업을 시작하지 않았지만 범중화권 제휴선을 확대해 시장 분석을 강화할 방침이다. 대신증권은 2007년 중국 자오상증권과 업무제휴 맺었다. 투자은행(IB) 업무, 금융상품개발, 리서치, 정보기술(IT) 분야 등에서 협력하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올해 초 대주주로 참여한 중국 판하이그룹·쥐런그룹과 함께 에너지 딜을 비롯해 선박·항공기 등 대체투자 관련 공동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1월 사이버넛 인터내셔널 홀딩스와 손잡고 신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중소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하나 사이버넛 글로벌 시너지 벤처캐피탈 펀드'를 공동 설립하기로 했다.

NH투자증권은 1996년 현지 시장조사 및 투자은행(IB) 딜을 위해 상하이(上海)사무소를 설립했다. 2010년에는 중국기업 자금조달 및 자문업무를 위해 베이징에 중국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등 중국 금융시장 진출에 힘을 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중국 푸싱그룹의 푸싱 CMF 함께 유망분야 기업을 대상으로 상장 전 투자, 인수금융 등 IB업무를 함께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KB증권 역시 1998년 상하이사무소를 설립해 현지 시장조사 및 네트워크 구축을 강화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중국 시장 리서치 강화를 위해 2007년 베이징사무소, 2010년에는 상하이사무소를 설립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상하이사무소를 비롯해 홍콩IB센터와 협업으로 중국기업 리서치를 강화했으며, 투자 유망 기업을 발굴하고 있다.

◆부유층 급증··· 자산관리 시장 급성장

이처럼 중국 자산운용 시장에 국내 금융사들이 진출하는 이유는 잠재력 때문이다. 중국은 국내 투자자들이 가입한 해외공모펀드 규모(40조5000억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시장이다. 주식형펀드 규모만 8조3000억원에 달한다.

무엇보다 중국에는 부유층이 많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자산이 1억 달러(약 1123억원)가 넘는 중국의 초고액자산가는 3만3800명에 달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부터 주식까지 투자에 대한 중국 부유층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시장 변동성에 영향을 받지 않고 꾸준하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최근 펀드 시장 개방 정책을 펼치면서 글로벌 금융사들도 대거 진출하고 있다. 개방 정책이 시행되기 전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외국인 지분한도 49% 제한으로 인해 주로 합작회사 형태로 진출해야 했다. 독자적인 자산운용 전략을 구현에도 한계가 있었다. 현지 업체와의 불협화음 등으로 실적마저 부진했다. 

하지만 2016년 6월 중국 정부가 100% 외국법인의 사모펀드운용사(PFM) 설립을 허용하면서 글로벌 금융사들의 활동 반경이 넓어졌다.

실제로 중국에서 자산관리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컨설팅업체인 케이시 쿼크에 따르면 중국 자산관리 시장은 가파른 개인 자산 증가와 은퇴 시스템 수립을 위한 정부지원 확대 등으로 2016년 2조8000억 달러에서 2030년 17조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신규펀드가 대거 유입됐다. AMAC에 따르면 사모펀드운용사 수는 지난해 1월 1만8048곳에서 지난해 12월 2만2446곳으로 24.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사모펀드 수도 4만7523개에서 6만6418개로 늘었다.
 
오유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외국자본에 대한 금융시장 개방 정책으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여 국내 기업들도 점유율 확대를 위한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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