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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 발견]12. 이기적인 배려

홍성환 기자입력 : 2018-08-20 00:01수정 : 2018-08-20 00:01
-소노 아야코 '타인은 나를 모른다'

[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


# 스스로 선의를 갖고 있다고 확신하는 사람들의 난감한 점은 자신의 확신이 때때로 진실을 못 보게 하고, 그 때문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결과를 초래하는 데에 있다. <타인은 나를 모른다, 103쪽> (소노 아야코, 책읽는고양이)

얼마 전 지하철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자리에 앉아 스마트폰만 계속 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옆으로 고개를 돌리니 몸이 약간 불편해 보이는 사람이 기대어 서 있었습니다. 별다른 생각 없이 자리를 양보하기 위해 말을 건넸습니다. 그 사람은 난처한 듯 주변을 살피더니 "다음 역에서 내린다"고 말했습니다. 저 역시 그런가 보다 하고 민망하게 다시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순간 아차 싶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빈자리가 많았습니다. 제 딴에 배려를 한답시고 한 행동이 되레 그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대방의 입장을 먼저 헤아리지 않은 것이죠. 실제로 그 사람은 다음 정거장에서 내렸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은 가는 내내 불편했습니다. 한 번 더 생각하고 말할 걸 하는 후회도 들었습니다.

평소에도 이러한 일들이 자주 일어납니다. 좋은 뜻에서 한 말과 행동이지만 받아들이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가족과 친구, 회사 동료 등 가까운 사람들에게 나도 모르는 사이 '배려'라는 이름으로 피해를 주고 있던 셈이죠. 특히 자신의 행동에 확신이 가득 찬 이들은 때때로 선의를 받을 줄 모른다며 이상한 사람 취급을 하기도 합니다. 나는 옳은 말과 행동을 했는데 그 사람의 마음이 삐뚤어졌다고 화살을 돌리는 것이죠.

배려심에 한 행동이 꼭 옳은 것만은 아닙니다. "이게 다 너를 위해서다"라는 말은 자기합리화일 뿐입니다. 받아들이는 사람이 불편하게 느낀다면 그것은 폭력과도 같습니다. 그저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배려입니다. 좋은 말과 행동도 상대방 입장을 헤아리는 것이 먼저입니다. 배려는 그 뒤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
 

타인은 나를 모른다[사진=홍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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