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코드 시대 '한국판 ISS'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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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형 기자
입력 2018-08-06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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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의결권 자문시장 60% 점유

  • 기관 투자자에 절대적 영향력

국내 의결권 자문사 현황.[그래픽=김효곤 기자]


스튜어드십코드 시대에 걸맞은 '한국판 ISS'를 키우라는 지적이 많아졌다.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세계 최대 의결권자문사로, 전 세계 기관 투자자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수탁자책임원칙으로도 부르는 스튜어드십코드는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유도하는 지침이다. 국민연금이 이를 도입하면서 본격적인 스튜어드십코드 시대를 열었지만, 토종 의결권자문사는 ISS에 견주기에 턱없이 초라하다.

◆ISS 세계 의결권 자문시장 60% 차지

의결권자문사는 상장법인 주총 안건을 분석해 기관 투자자에게 의견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국내에서도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으로 필요성이 커졌지만, 자문을 맡길 만한 곳은 많지 않다.

이에 비해 ISS는 세계 의결권 자문시장에서 60%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가 분할·합병을 시도했을 때에도 ISS는 반대했고, 이는 해외 주요 기관 투자자를 구속했다.

6일 자본시장연구원이 내놓은 자료를 보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2017년 주주총회에서 찬성한 의안 가운데 약 88%는 ISS 측 의견과 일치했다. 반대 의견에서도 69%가량이 같았다. 세계 2위 자산운용사인 뱅가드도 비슷했다. 찬성이 약 88%, 반대도 80%가량 ISS와 동일했다.

ISS가 막강한 구속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에 걸친 ISS 회원사도 1900여곳에 이른다. ISS에 속한 전문가는 1100여명으로 해마다 주총 안건 4만건 이상에 대해 권고안을 내놓고 있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사실상 기관 투자자 대신 의결권자문사가 주주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10명 안팎 일하는 토종 의결권 자문사

토종 의결권자문사는 현재 4곳뿐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과 서스틴베스트, 대신지배구조원,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가 문을 열고 있다.

연혁은 대체로 10년 미만이다. 전담인력은 의결권자문사 한 곳당 10명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마다 수만건에 이르는 주총 안건을 분석하기에는 벅찰 수밖에 없다. 오정근 건국대 교수는 "무엇보다 전문인력 확충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자문료 현실화도 걸림돌이다. 국내 의결권 자문시장 규모는 연간 약 10억원에 불과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의결권자문사 규모는 영세 제조업체 수준에도 못 미친다"고 말했다.

의결권 자문 과정도 투명해져야 한다. 실제로 베일에 싸인 ISS는 꾸준히 논란을 낳아왔다. 태생적으로 ISS는 미국 금융사인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 자회사다.

송홍선 선임연구위원은 "의결권자문사도 자사와 이해상충 소지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따로 보고서를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토종 의결권자문사는 '팔이 안으로 굽는' 식으로 권고를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이런 이유로 국내 의결권자문사를 찾는 기관 투자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는 ISS에 절대적으로 의존하지만, 국내 기관 투자자는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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