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21세기 말까지 고갈 없는 연금 만들겠다"

사진국민연금 제공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이 29일 서울 용산구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국민연금 제공]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은 29일 서울 용산구 스페이스쉐어 서울역센터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21세기 말까지 고갈 걱정 없는 연금 구조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날 김 이사장은 취임 인사와 함께 △지속 가능한 연금 개혁 △사각지대 해소 △기금 수익률 제고 및 ESG 책임 투자 △복지 서비스 확대 △AI 기반 시스템 혁신 등 다섯 가지 경영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그는 보험료 인상을 포함한 모수 개혁의 불가피성을 언급하면서 퇴직연금의 공적 운용 도입과 군 복무·출산 크레딧에 대한 국고 조기 투입 등 연금 재정 안정을 위한 근본적인 구조 개혁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또 최근 불거진 기금 운용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 대해서는 "독립성은 공단의 생명"이라고 선을 그었다. 환율 방어나 증시 부양 등 외부 외압에 흔들리지 않고 오직 가입자의 수익 만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다음은 김 이사장의 일문일답이다.
 
2030 세대의 불신이 깊다. 신뢰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목표는? 
"제 개인적인 목표는 21세기 말까지 기금 소진 걱정 없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다. 젊은 세대가 '나도 나중에 받을 수 있다'는 신뢰를 갖게 하려면 국가의 책임이 강화돼야 한다. 재정 안정화 조치와 함께 구조 개혁으로 소득 보장을 강화하고, 기금 수익률을 최대한 끌어올려 소진 시기를 늦춰야 한다. 국가와 공단, 가입자 세 주체가 기여해야 21세기 말까지 지속 가능한 제도가 가능하다."
 
국고 조기 투입을 강조했는데 어떤 방식인가? 
"현재 군 복무나 출산 크레딧은 연금을 받을 시점(65세)에 국가가 비용을 댄다. 이건 부담을 미래 세대로 넘기는 것이다. 제 주장은 크레딧 발생 시점에 국고로 기금을 적립해달라는 것이다. 지금 1조원을 넣으면 10% 수익률만 잡아도 미래엔 엄청난 자산이 된다. 기금 운용 수익을 통해 미래의 국고 부담을 줄이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다. 재정 당국도 이 주장에 설득력을 느끼고 있다고 본다."
 
환율 방어나 증시 부양에 기금이 동원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요즘 많은 분을 만나면 '기승전 국민연금'이다. 환율도, 국내 증시도 국민연금이 책임지라는 요구가 사실 있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보자. 환율이 1400원에서 1500원이 되면 미국 투자 시 100억원을 더 지출해야 한다. 국민연금이 환율 등락과 무관할 수 없다. 따라서 자체적인 환 대응 전략을 지침으로 만들어 운용하는 것이지, 정부 요청 때문이 아니다. 환율 방어 동원설은 오해다."
 
국내 주식 비중을 유연화한 것도 증시 부양용 아닌가? 
"그동안 10년은 해외 주식이 좋았지만, 지난해는 국내 주식 수익률이 어마어마하게 높았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한도에 걸려 이를 매도하는 것이 수익에 도움이 될지 손해일지 고민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펀드매니저의 판단에 따라 조정할 수 있는 자율권을 부여한 것이다. 이를 증시 부양용이라 말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 최고의 관심사는 오직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수익'뿐이다."
 
정치적 외압으로부터 독립적이라고 자신하는가?
"16대 취임 때 제 일성은 독립성이었다. 저는 기금 운용 의사결정에 묻지도 않고 코멘트도 하지 않는다. 2017년 삼성 합병과 국정 농단 사태로 공단이 얼마나 큰 홍역을 치렀는지 기억하실 거다. 그런 일을 다시는 반복하지 않도록 철저한 독립성 보장 조치를 하고 있다. 제가 이사장으로 있는 동안 정치화 논란은 발생하지 않을 거다. 정치화 논란은 기우이고 오히려 그런 논란이 연금을 자꾸 정치로 끌어들이는 것이라고 본다."
 
기초연금은 어떤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하나?
"현재의 '하위 70%' 기준이 합리적인지부터 따져야 한다. 수십억대 자가 주택을 가진 분들이 기초연금을 받는 게 제도의 취지에 맞는지 의문이 생긴다. 단순히 수급 대상을 줄이는 것보다 수급 기준을 현대 시대에 맞게 조정하는 것이 1차적이다. 그 후 재원 활용 방안을 점진적으로 해결해야 국민적 공감을 얻을 수 있다."
 
퇴직연금 기금화에 국민연금이 참여해야 하는 이유는?
"현재 민간에만 맡겨진 퇴직연금 수익률은 2~3%대다. 공단 직원들도 자기 퇴직금을 민간에 맡겨 운영하는 것에 불만이 많다. '우리가 직접 하면 안 될까?'라는 단순한 질문에서 시작했다. 공적 운용기관의 진입을 허용해 민간과 경쟁하는 '메기 역할'을 하게 해야 한다. 독점하겠다는 게 아니다. 수익률 제고를 위한 새로운 모델을 만들자는 것이다."
 
청년 주택 투자는 왜 주장하는 것이며, 수익성은 보장되나? 
"시장 지상주의나 수익률 지상주의라는 신화 때문에 이 이야기를 꺼내기가 참 어려웠다. 하지만 이 문제는 제가 죽기 전에 꼭 한번 해결해보고 싶은 도전 과제다. 사회적 화두를 던지지 않으면 우리는 해결 불능한 세상에서 살게 된다. 이건 '공공 투자'나 '임대 시장 참여'라는 옛날 버전이 아니다. 3% 채권보다 높은 6~10%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철저한 수익성 보장 모델이다. 이미 시뮬레이션을 많이 돌렸고 구상도 끝났다. 복지부나 청와대와 협의한 건 없지만 공감이 이뤄진다면 용기를 내어 토론회를 개최하고 싶다."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를 '연금 사회주의'로 보는 시각이 있다. 
"2018년에 영국, 스웨덴 등 선진국 연기금 CEO들을 만나고 왔다. 영국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기관 투자자들이 왜 사태를 막지 못했나 하는 반성에서 시작했다. 국민연금은 장기 투자자다. 기업이 리스크 때문에 손해를 본다면 당연히 관여해야 한다. 과거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의 땅콩 회항, 물컵 사건 때 침묵했다. 하지만 경고와 공개 서한에도 달라지지 않는다면 마지막 수단은 의결권 행사다. 실제 한진칼 주식은 의결권 행사 후 수직 상승했다. 이게 시장의 반응이다."
 
스튜어드십코드 시즌 2의 핵심은 무엇인가?
"그동안 책임 투자는 형식적이었고 ESG는 무늬만이었던 측면이 있다. 이를 한 단계 끌어올리자는 것이 '업그레이드 시즌 2'다. 어떤 정치적 목적이나 배경도 없다. 장기 투자자로서 기업의 리스크 없는 성장을 바라는 역할에만 집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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