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만난 이재용 부회장, "가치 창출로 일자리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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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18-08-07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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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와 불협화음 해소 경기활성화 기대... 대규모 투자 발표는 일단 보류

  • 혁신성장 공감 사실상 조율 마쳐... 재계, 발표시점 주목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방문을 마친 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환송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만이 할 수 있는 기술 개발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가치 창출을 열심히 해서 일자리를 많이 만들겠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경기도 평택캠퍼스를 방문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비공개 오찬 회동에서 "기업의 본분을 잊지 않고 젊은이들이 꿈을 가질 수 있도록, 그리고 국민이 자부심을 느끼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강조한 말이다.

정부가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혁신성장, 상생협력 등에 공감하면서 동시에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방안도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부회장은 더불어 차세대 성장동력을 위해 정부에 바이오 산업의 규제 완화도 요청했다. 이에 대해 김 부총리도 일부 규제에 대해서는 전향적 해결을 약속하는 등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투자안 일단 ‘보류’... 정부와 보조 맞추기
정부와 삼성전자가 오랜만에 국내 경기활성화를 위해 보조를 맞추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이날 김 부총리와 이 부회장의 회동 후 나올 것으로 알려졌던 투자와 고용 계획의 발표를 미룬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삼성전자가 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고 사회적 역할을 다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 SK그룹, LG그룹, 신세계그룹 등의 경우 김 부총리의 현장 방문을 계기로 기획재정부가 보도자료 형식을 통해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과 전혀 다른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기회를 계기로 정부와 삼성전자 간 불협화음이 해소되고, 향후 국내 경기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입장에서는 그간 미뤄뒀던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혁신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인도 국빈 방문 중에 삼성전자 현지 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이 부회장에게 "한국에서도 더 많이 투자하고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주기 바란다"고 직접 당부했기 때문이다.

당시 이 부회장은 문 대통령과 인식에 공감하고, 최근까지 회사 중역들과 중장기 투자·고용·사회공헌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정부부처와의 조율도 사실상 마무리된 상황이다. 

◆경기 활성화, 모처럼 만의 ‘이벤트’ 퇴색될까 우려
당사자들과는 달리 일단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박수받을 일에도 지탄을 하는 국내 일각의 시선에 대해 우려감을 표시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의 모든 행위를 정치적으로 해석하기 시작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며 “정부와 삼성전자가 오랜만에 인식을 같이하고 국내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나선 것도 마찬가지로 그 취지를 퇴색시켜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사실 국내 재계 1위이자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 요청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몇 년간 미국에 가전과 반도체 생산 공장 투자를 포함해 총 100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출범 이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 카운티에 가전 공장을 설립, 1월 첫 세탁기 제품을 출하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 총 투자액은 약 3억8000만 달러에 이를 예정이다.

중국에서는 총 70억 달러를 투자해 산시성 시안에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2014년 준공, 가동 중이다. 지난 3월에는 내년 완공을 목표로 2기 생산라인 공사에 착수했으며 3년간 총 70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미·중 보호무역주 확대 등의 세계사적인 흐름을 기업에서 거스를 수는 없는 일”이라며 “이 가운데 최선의 판단을 해 기업의 존속과 발전을 일궈내는 게 경영자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발표 시점, 다시금 업계 주목... “내일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
이에 따라 재계의 이목은 다시 삼성전자의 투자와 고용 계획 발표 시점에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대한 빠른 시기에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는 정부와 삼성전자가 모두 난감한 상황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며 "그러나 삼성전자로서는 발표 시점만 결정하면 되는 상태이기 때문에 당장 내일이라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국내 재계 맏형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빠른 시일 안에 조만간 행동에 나설 것이란 뜻이다. 기업경기 실사지수(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쳐 산출한 경제 심리지수(ESI)는 지난 7월 전월보다 5.1 포인트 떨어진 93.1을 나타냈다. 지수 수준은 2016년 12월(91.5) 이후 가장 낮았다. BSI뿐 아니라 같은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작년 4월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확실히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도 “투자 계획을 고심해온 것은 사실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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