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빅데이터 제국' 야망…'GAFA'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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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회 기자
입력 2018-07-3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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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프트뱅크, 자회사 ARM 통해 美 빅데이터 관리업체 트레저데이터 인수 계획…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에 도전장

 

일본 소프트뱅크가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GAFA) 등 미국 기업이 주도하는 빅데이터 산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영국 반도체 설계 자회사 ARM을 통해 미국 빅데이터 관리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트레저데이터(Treasure Data)를 인수하기로 하면서다.

빅데이터는 디지털 환경에서 나오는 방대한 자료를 말한다. 하루 수억 명이 접속하는 페이스북은 '빅데이터 금광'으로 통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31일 ARM이 트레저데이터를 약 6억 달러(6716억원)에 인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에 대한 공식 발표가 이르면 8월 중순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소프트뱅크가 2016년 7월 320억 달러에 인수한 ARM은 전 세계 사물인터넷(IoT) 디바이스를 연결하는 걸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자율주행차용 반도체를 설계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트레저데이터는 빅데이터를 보다 쉽게 분석할 수 있도록 통합·가공하는 기술을 자랑한다. 인공지능(AI)업계에서 성장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정평이 난 프리퍼드네트워크의 모회사 출신인 일본 엔지니어들이 2011년 설립했다. 일본과 미국을 중심으로 300여 개 기업과 거래한다.

자율주행차가 이동하려면 교통망이나 정체상황을 비롯한 이동 관련 정보가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이런 정보는 쉽게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가공하는 게 중요하다. ARM-트레저데이터 조합으로 기대할 수 있는 효과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이미 미국 우버, 중국 디디추싱, 싱가포르 그랩, 인도 올라, 브라질 99 등 차량공유업체에 공격적인 투자를 해놨다. 자율주행차 시대를 대비한 포석이다.

자율주행차 시대의 자동차는 소유하는 게 아니라 공유하는 게 된다. 필요할 때 자율주행차를 불러 이용하면 된다. 차량공유 플랫폼을 장악한 손 회장이 IoT에 기반을 둔 미래 '스마트 시티'의 지배자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동과 관련해 쌓은 빅데이터를 교통, 물류, 숙박, 관광, 보안 등 관련 산업에 보다 갚진 정보로 가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 회장은 맵박스와 도어대시 등에도 투자해 지도 플랫폼과 식품 배달 서비스 시장에도 발을 디뎠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ARM이 소프트뱅크의 빅데이터 관련 자산을 아우르는 '정보 터미널' 역할을 하고 있다며, 빅데이터 시장을 선점한 GAFA의 압력에 따른 위기감이 트레저데이터 인수 결정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다만 소프트뱅크가 빅데이터 제국을 건설하는 데는 장애물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당장 일련의 주요 투자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등과 함께 만든 기술투자펀드(비전펀드)를 기반으로 한 것이어서 자체 기술과 자금을 앞세운 GAFA에 비해 자유롭지 않다.

막대한 부채도 골칫거리다. 소프트뱅크가 잇단 대형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쌓아둔 부채는 16조엔(약 161조원, 1440억 달러)이 넘는다. 올해 1분기 현재 270억 달러에 이르는 현금을 쥐고 있는 GAFA와 달리 순간의 실수가 직격탄이 될 수 있다. 한 예로 페이스북은 최근 개인정보 유출 파문으로 곤욕을 치렀다. 페이스북은 지난 25일 분기 실적 발표에서 이에 따른 비용이 급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더욱이 GAFA는 소프트뱅크와 달리 이미 많은 데이터 전문가와 세계적인 수준의 데이터 관련 기반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클라우드 컴퓨팅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정보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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