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사상최대' 시중은행, 하반기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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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18-07-2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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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출 규제 강화·美 금리인상 가속 가능성 등 악재 전망

올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 시중은행들이 하반기에는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대출금리 산정체계를 들여다보고 있는 데다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대출 부실화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은 올 상반기 10% 안팎의 성장세를 보였다. 이들 은행의 당기순이익을 모두 합하면 5조원이 넘는다.

이자 이익과 비이자 이익의 고른 증가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비용효율성 관리와 자산건전성 개선 노력도 실적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이 같은 성장세를 이끌어내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융권 안팎에 문제들이 산적해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대출금리 산정 체계를 합리화하기 위해 대출금리 부당 부과 조사를 모든 은행에 대해 확대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대출금리 산정내역서 제공과 대출금리 비교공시 강화 등을 통해 금융회사 간의 경쟁을 유도하며 자연스럽게 가격인하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방침도 언급했다. 향후 당국의 규제로 은행들이 시장금리 인상분을 가산금리에 반영하지 못하면 순이자마진(NIM)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도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미 연준은 하반기 2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데다가 이미 한국과 미국의 금리가 역전된 상황이어서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준금리 인상이 속도를 내면 재무건전성이 좋지 않은 가계나 개인사업자의 건전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경우, 고위험가구 비중은 지난해 3월 전체 부채가구의 3.1%(34만6000가구)에서 3.5%로 상승하게 된다. 대출금리가 2%포인트 상승하면 고위험가구 비중은 4.2%까지 뛰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본격적인 금리상승기에 접어들면서 이자마진을 통한 은행들의 수익성이 크게 좋아졌다"면서 "정부가 대출 관련 규제를 점차 강화 중이고 국내 경기 모멘텀 약화,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 실적이 밝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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