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 합치고 팔고…제약·바이오 3사 ‘3색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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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기자
입력 2018-07-04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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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케미칼, 자회사 신설…LG화학·생명과학 합병과 대조

  • CJ, 헬스케어 사업 한국콜마에 넘기고 1조3000억 현금 확보

[사진=아이클릭아트]


SK와 LG, CJ 등 대기업그룹 간에 제약·바이오 분야 사업전략이 색다르게 펼쳐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은 이달 1일부로 백신사업부문을 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로 신설했다.

이로써 SK케미칼은 친환경 소재와 합성의약품 사업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사업에서 각각 전문성 강화에 나서게 된다. 회사 측은 외부 투자유치에 용이한 구조를 마련하고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해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것이 주된 목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SK케미칼이 백신사업을 자회사로 전환한 것은 사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목적이 크다. 최근 제약·바이오업계는 신약개발로 사회적 조명을 받으면서 주식시장에 새로운 유망업종으로 떠오른 상태다. 대표적인 예로 바이오업체 셀트리온은 이미 주식시장에서 대장주로 통하고 있다.

SK케미칼이 노리는 것도 이 점이다. 그간 SK케미칼은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 대상포진백신 ‘스카이조스터’, 수두백신 ‘스카이바리셀라’ 등 자체 백신을 개발·출시하고 글로벌 업체와 차세대 백신 공동 개발에 나서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여왔다.

그러나 SK케미칼 주가는 크게 변동되지 않았다. 지난 3년간 최고 주가 차이가 3만원대에 그칠 정도다. 같은 기간 셀트리온은 주가가 6배로 뛰어올랐다. 상용화 단계와는 거리가 다소 있는 1상 임상시험 결과 발표만으로도 주가가 크게 변동하는 일부 바이오업체와 대조적인 셈이다.

때문에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비상장법인으로 설립됐지만 향후 상장법인으로 돌아설 여지가 적잖다. 이 경우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는 SK케미칼 백신사업에 대한 대외적 평가를 가늠하는 지표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자회사 전환에 따라 향후 매출액·영업이익 등 경영성과까지 객관적으로 드러나는 것도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러한 행보는 LG화학과 정반대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LG화학은 2017년 1월 LG생명과학을 생명과학사업본부로 합병·편입시켰다. 당시 LG화학은 적잖은 주주가 합병에 대해 반대의사를 내비쳤음에도 불구하고 합병을 강행했다.

당시 LG화학은 합병 배경에 대해 연구개발·생산 인프라와 기술 등을 공유하는 시너지 효과를 얻게 됨으로써 바이오사업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제약·바이오 분야 사업 성장전략으로 SK는 분리를 통한 전문성 강화, LG는 병합을 통한 효율성 강화를 내세우면서 대조적인 양상을 띠게 됐다. 사실상 외나무다리에서 맞닥뜨리게 된 두 그룹 간 전략은 ‘성공이냐, 실패냐’를 두고 비교가 불가피하게 됐다.

CJ그룹도 남다른 제약사 활용 전략을 갖고 있다. CJ는 올해 상반기에 걸쳐 한국콜마에 CJ헬스케어를 넘기고 1조3000억원 수준의 수익을 확보했다. 이로써 CJ그룹은 1984년 제약사 유풍제약을 인수한 지 30여년 만에 철수하게 되면서 1조원이 넘는 현금을 거머쥐게 됐다.

이에 대해 업계는 CJ헬스케어를 통한 제약부문 사업이 그룹 내 다른 사업에 비해 규모가 작고 성과가 뚜렷하지 않아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카드를 들고 나온 것으로 해석했다. 이는 SK와 LG가 제약분야 사업에 남다른 전략과 함께 활발한 투자를 벌이며 주요 사업으로 지목하고 있는 것과는 차이가 크다.

특히 SK케미칼은 SK바이오사이언스 외에도 제약사 동신제약과 합병해 설립한 자회사 SK플라즈마를 비롯해 SK바이오팜, SK바이오텍 등 제약·바이오 분야 사업을 크게 확장하고 있다. 현재까지 SK케미칼에 남아있는 합성의약품 사업도 향후 성과에 따라 분리될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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