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이운재 잇는 한국의 데헤아’ 조현우, 노이어 앞에서 ‘통쾌한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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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18-06-2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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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현우, 독일 골키퍼 노이어 상대로 '선방쇼'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를 2-0으로 대한민국이 승리하자 조현우가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국의 데헤아’ 조현우(대구 FC)가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를 상대로 ‘통쾌한 반란’을 일으켰다.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개막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 현실이 됐다.

한국은 28일(한국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끝난 2018년 FIFA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독일과 최종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김영권의 결승골과 손흥민의 쐐기골에 힘입어 2-0으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이날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을 일으키며 승리를 거뒀으나, 조 3위(1승2패·승점 3)로 16강 진출의 기적을 이루진 못했다. 비록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FIFA 랭킹 1위인 독일을 상대로 투혼을 보여주며 거둔 승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줬다.

FIFA는 이날 조현우를 경기 최우수선수인 맨 오브 더 매치(MOM)로 선정했다. 조현우는 독일의 유효슈팅 6개를 모두 막아내며 한국의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대회 전까지만 해도 ‘제3의 골키퍼’로 불린 조현우는 스웨덴, 멕시코전에 이어 독일전까지 모두 풀타임을 소화하며 한국 국가대표팀의 향후 10년을 책임질 골키퍼로 떠올랐다. 월드컵 전까지 A매치 출전 경험이 6경기에 불과한 조현우는 신태용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준 기회를 확실하게 잡았다.

조현우는 소속팀 대구FC에서 스페인 골키퍼 데 헤아(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버금가는 선방을 해 '대헤아(대구의 데헤아)' 로 불린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을 통해 조현우는 ‘한국의 데헤아’로 거듭났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이운재 수원 삼성 코치 이후에 또 한 명의 '스타 골키퍼'가 탄생한 것이다.

조현우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후회 없이 경기했다“며 ”독일이 세계 1위지만, 주눅 들지 않고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 끝나고 우리가 올라갈 줄 알았는데 떨어져서 아쉽다“면서도 ”힘들었을 아내에게 고맙고, 응원해주신 국민들께 감사드린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월드컵 기간에 조현우의 아내 이희영씨는 악플을 다는 일부 네티즌들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조현우는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이를 이겨냈다.

조현우는 지난 26일 ESPN과 인터뷰에서 "언젠가 유럽에서, 특히 영국에서 뛰고 싶다"며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들을 상대할 수 있고 골키퍼로서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러시아 월드컵 전까지만 해도 멀게만 느껴졌던 꿈이 조금씩 현실이 되고 있다.

노이어는 세계 최고의 골키퍼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선수다. 2009년부터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79경기에 출전한 노이어는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다. 2010 남아공 대회부터 수많은 유럽선수권대회(유로)와 월드컵을 치른 노이어는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에 2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0-1로 뒤진 후반 추가 시간에 골문을 비우고 공격진영까지 나왔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손흥민의 쐐기골로 이어졌다. 

이날 경기의 '거미손'은 노이어가 아닌 조현우였다. 영국 BBC는 조현우에게 양 팀 통틀어 최고인 8.85점을 줬고 반대로 독일의 노이어에게는 2.59점이라는 아주 낮은 점수를 매겼다.

경기 후 노이어는 ‘타임스 콜 스포츠’를 통해 “독일 축구의 어두운 하루다”라며 쓸쓸하게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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