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통상 압박에 세계 각국 앞다퉈 ‘보복관세’ 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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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18-06-1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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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 EU∙멕시코 이어 미국산 제품 30개 항목 관세부과 결정

  • 미국 강공 전환에 중국 맞대응 ‘전면전’ 예고

  • 글로벌 무역전쟁 확대에 대한 우려 목소리 커져

[사진=바이두]


중국∙유럽연합(EU)∙멕시코∙인도 등 세계 주요 국가들이 계속되는 미국의 통상 압박에 칼을 뽑아 들었다. 각국이 앞다퉈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미국발(發) 무역전쟁에 반기를 든 것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7일 “인도가 최근 오토바이∙철강∙콩 등 미국산 30개 품목에 2억4000만 달러(약 2637억6000만원) 규모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고 인도 현지 매체 인디안 익스프레스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수입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것에 대한 보복 조치로 풀이된다. 인도는 지난달 이미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며 미국이 인도의 관세 부과를 면제하지 않는다면 6월 21일 이전에 같은 규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EU와 멕시코는 인도보다 앞서 미국을 향한 보복관세 부과를 결정했다.

14일 AFP통신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소식통을 인용해 “EU 회원국이 미국의 관세 부과에 맞서기 위한 보복 관세 부과를 만장일치로 지지했다”고 밝혔다. EU의 관세 부과 대상에는 청바지와 오토바이, 위스키 등 미국을 상징하는 수출품이 포함됐다.

멕시코의 반발도 거세다. 멕시코는 지난달 미국이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즉각 철강과 사과, 돼지고기를 비롯한 수십 종의 미국산 수입품에 맞불 관세를 매겼다.

당시 미국의 주력 수출품인 사료용 옥수수와 대두에는 보복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옥수수와 대두에 연간 40억 달러 규모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보스코 데 라 베가 멕시코 전국농업협의회의 회장이 지난 4일 멕시코 경제부에서 열린 대책 회의에서 “미국산 곡물에 대한 보복 관세가 논의됐다”며 “중대한 위기에 처했을 때를 대비해 남겨둔 2단계 조치”라고 밝혔다고 중국 21세기경제망(21世紀經濟網)이 로이터 통신을 인용해 16일 전했다. 

중국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식의 전방위적인 보복에 나섰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이 15일(현지시간) 연간 500억 달러(약 55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자마자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말레이시아, 태국산 수입 에탄올아민에 대해 반덤핑 예비판정을 내렸다.

상무부가 추정하는 덤핑 마진율은 미국이 75.3~97.3%, 사우디가 18.7%, 말레이시아는 18.3~20.3%이고, 태국은 38.6%이다. 상무부는 오는 23일부터 이들 국가 제품에 마진율에 따라 예치금을 징수할 예정이다.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도 미국과 동등한 규모와 강도의 보복을 하겠다며 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 659개 품목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미국이 중국은 물론 동맹국들과도 ‘관세폭탄’을 주고 받으면서 미국발 무역전쟁이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확대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비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4일 “트럼프 대통령의 징벌적 관세 부과는 보복을 불러일으켜 세계 경제 회복에 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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