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부동산 시장 들썩이지만…"한국 건설사는 경쟁력 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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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18-06-16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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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싱가포르 등 해외 투자 봇물

  • 한국 건설사, 베트남 건설 수주 규모 2016년부터 감소

 


베트남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향후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중국을 비롯한 홍콩, 싱가포르 투자자들의 부동산 투자가 줄을 잇고 있다. 가파른 경제성장세와 함께 베트남 정부 주도로 에너지·교육·의료시설·중급 아파트 투자도 늘어날 전망인 만큼 호황을 점치는 목소리가 많다. 하지만 베트남 시장에서 한국 건설사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6일 베트남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 건설 시장규모는 전년 대비 8.7% 증가한 약 127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베트남 전체 GDP 대비 5.73%의 비중을 차지한다.

베트남은 지난 2015년 외국인 투자자에게 부동산 시장의 문을 열었다. 모기지론도 2년 전부터 허용되자, 최근 2년간 부동산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한 예로 베트남 최대 부동산 개발사인 빈 그룹의 주가는 지난 2년간 200% 상승률을 기록했다.

베트남 정부도 부동산 시장 키우기에 여념이 없다. 코트라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2020년까지 1인당 주거 면적을 25㎡까지 확대하고, 서민용·저임금 근로자용 주택 등을 포함한 중급 아파트 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더군다나 베트남 정부 주도의 에너지·교육·의료시설·중급 아파트 투자도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한 예로 베트남의 강남으로 통하는 호찌민시 투티엠 지구는 지하철 2호선 개통과 투티엠교 건설을 앞둬 주목 받고 있다. 다이꽝민사는 투티엠 지구 150헥타르(ha)에 걸쳐 빌라, 고급 아파트, 5성급 호텔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꿕록팟사는 3억2300만 달러를 투자해 복합상가를 지을 예정이다.

중국을 비롯해 홍콩, 싱가포르인들은 베트남 당국이 2015년 외국인의 부동산 매입을 허용하자, 발빠르게 이 시장에 몰려들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체 CBRE 베트남에 따르면 지난해 동남아 부동산시장 외국인 투자자 중 중국 본토, 홍콩, 대만 투자자들의 비중은 25%에 달했다. 

베트남 부동산 시장의 호황은 계속되고 있으나 한국건설사의 베트남 건설 수주 규모는 2016년부터 줄어들고 있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의 ‘베트남의 두 얼굴’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한국 건설사의 대규모 개발사업은 전무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조 연구원은 “베트남의 국가 리스크가 불거졌을 뿐만 아니라 한국 건설사의 재무상태도 좋지 않았던 것이 개발 사업 침체의 원인"이라며 “주택 분양을 통해 자본을 축적한 빈그룹(빈콤) 등 로컬 디벨로퍼와 홍콩, 싱가포르 계열의 디벨로퍼가 적극 베트남 개발 시장을 잠식하면서 한국 건설사의 영향력은 급격히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조 연구위원은 로컬 기업과 중국 건설사의 최저가 공세로 인해 한국 건설사들이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건축이나 일반 토목 공사에서 한국 건설사가 로컬기업과 경쟁하기는 어려우며 현지에서는 한국과 베트남 건설사 간의 공사비 차이를 30%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다른 국가와 다른 점은 역사적 문제로 인해 중국 건설사가 베트남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지만, 로컬 건설사의 시공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이러한 장점은 희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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