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증시] “몰려오는 유니콘” 상반기엔 '샤오미'… 하반기엔 '디디추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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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8-05-24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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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판 우버' 하반기 홍콩서 최소 700억 달러 IPO 계획

  • 6월 홍콩 상장하는 샤오미…애플·삼성 다음으로 몸값 높이나

홍콩 증시에 기업가치 10억 달러(약 1조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이 몰려오고 있다.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디디추싱(滴滴出行)이 이르면 오는 하반기 홍콩 증시에서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예정이다. 중국 토종 스마트폰기업 샤오미(小米)도 내달 홍콩 증시에 상장한다. 최근 홍콩 증시가 차등의결권을 허용하는 등 상장 개혁을 추진하며 유니콘 기업을 끌어모으고 있는 것이다. 

◆'중국판 우버' 최소 75조원 IPO 계획 중
 

디디추싱[사진=바이두]

디디추싱이 이르면 올 하반기 IPO 계획을 준비 중이며 홍콩 증시에서 차등의결권 주식을 발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이 시장에 확산됐다고 베이징청년보(北京靑年報) 등 현지 언론이 2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디디추싱은 IPO를 통해 700억~800억 달러(약 86조원)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로써 최대 라이벌인 우버 기업가치(700억 달러)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디디추싱의 홍콩 증시 상장설은 지난달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달부터 물밑에서 상장 자문을 구하는 한편 일부 투자은행(IB)과 상장 준비작업을 진행해 오면서다. 

특히 디디추싱이 주목하는 건 내달 샤오미의 홍콩 증시 상장이다. 디디추싱은 시장에서 샤오미 IPO 반응이 뜨거우면 상장 작업에 더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디디추싱은 우버보다 3년 늦은 2012년에야 설립된 중국 최대 차량공유업체다. 처음 시작은 '디디다처(滴滴打車)'로 시작했다. 텐센트로부터 투자금을 받아 성장한 디디다처는 알리바바가 투자한 경쟁사 '콰이디다처(快的打車)'와 치열한 경쟁 끝에 2015년 합병했다. 이어 2016년 8월엔 전 세계 차량공유업체 원조 격인 우버 중국법인을 합병하며 중국 시장을 점령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디디추싱은 중국 차량공유 시장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에서만 4억50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차량 호출 건수는 2500만건에 달한다. 현재 전 세계 1000여개 도시에 진출해 전 세계 인구의 60% 이상을 커버하고 있다.

디디추싱은 설립후 6년간 최소 여덟 차례 펀딩을 통해 모두 200억 달러가 넘는 자금을 투자받았다. 알리바바, 텐센트, 소프트뱅크 등이 주요 투자자다. 현재 기업가치 약 560억 달러로 매겨진다. 

다만 최근 디디추싱은 5일 허난성 정저우에서 한 스튜어디스가 허위로 차량을 디디추싱에 등록한 운전사에게 성폭행, 살해당한 뒤 안전성이 도마에 올랐다.

◆애플·삼성 다음으로 몸값 높은 샤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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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거래소에 이미 상장신청서를 제출한 샤오미도 내달 홍콩 증시 상장을 위한 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4일 홍콩 명보(明報)에 따르면 샤오미는 이미 '코너스톤 투자자'(초석 투자자)'도 확정했다. 여기에는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 중국 최대 생명보험사인 차이나라이프(中國人壽) 등이 포함됐다. 샤오미는 2주 내 투자로드쇼도 진행할 계획이다.

샤오미는 홍콩증시 IPO로 최소 100억 달러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는 홍콩증시에서는 2010년 AIA 이후 최대 IPO 규모이며, 전 세계적으로도 지난 2014년 알리바바의 미국 뉴욕증시 상장 이후 최대 규모다.

샤오미 상장 후 기업가치는 약 630~680억 달러로 매겨졌다. 이는 앞서 중국 언론들이 보도한 1000억 달러, 이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예측한 700억 달러에서 한층 더 낮아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소니(약 600억 달러), LG전자(약 150억 달러) 등 다른 스마트폰 기업 시가총액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스마트폰 기업으로는 애플(약 9000억 달러), 삼성전자(3000억 달러)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차등의결권 허용'으로 유니콘 끌어안는 홍콩

올 한해 홍콩증시는 'IPO 빅뱅'이라 불릴 정도로 기업들의 상장이 줄지었다. 명보에 따르면 올 1분기에만 64개 기업이 홍콩 증시에서 IPO를 진행했다. 2016, 2017년 1분기 IPO를 모두 합친 것보다도 많은 숫자다.  

지난 2015~2016년 2년 연속 세계 최대 IPO 시장이었던 홍콩은 지난해에는 중국 상하이거래소, 미국 나스닥, 뉴욕거래소에 밀려 4위에 그쳤다. 올해는 샤오미 등 굵직한 IPO를 등에 업은 홍콩이 다시 한번 글로벌 1위 자리를 노리고 있다.

실제로 홍콩 거래소는 올 한해 더 많은 기업들이 몰려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홍콩거래소가 지난달 30일부터 차등의결권 제도를 허용한 것도 향후 더 많은 유니콘 기업을 유인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차등의결권은 기업 경영진에 실제 보유 지분율보다 많은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1주당 의결권을 1개가 아니라 더 많이 주는 것이다. 적대적 기업 인수합병(M&A) 위험이 닥칠 때 경영권을 보호하는 장치로 미국 등 선진국에서 주로 시행하고 있다.

홍콩거래소는 지난 2014년 차등의결권 부재 문제로 알리바바라는 IPO 대어를 미국 뉴욕거래소에 빼앗긴 아픈 기억이 있다. 샤오미가 뉴욕, 상하이, 싱가포르 등 전 세계 증권거래소 '러브콜'을 제치고 홍콩을 선택한 것도 차등의결권 허용이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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