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보험업계에서는 우려가 나온다. 지금도 적자를 내는 KDB생명이 수백억원의 이자 부담을 추가로 짊어져야하는 탓이다.
16일 보험 및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안을 의결했다. 발행 규모는 3억~4억 달러로, KDB생명이 공시한 기준환율(1055.5원)을 대입하면 한화 3167억~4222억원 수준이다.
KDB생명은 오는 2021년 IFRS17 도입을 앞두고 재무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다양한 방식의 자본 확충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말 기준 KDB생명의 지급여력(RBC)비율은 108.5%를 기록해 금융 감독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하회했다. 향후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한다면 재무건전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KDB생명은 정확한 글로벌 신용등급이 없어 금리 수준을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지난해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던 교보생명과 흥국생명의 금리 수준이 각각 3.95%와 4.475%로 결정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KDB생명의 대체적인 금리 수준을 예측해볼 수 있다. 동시에 최근 미국 금리 인상 움직임 등을 감안하면 KDB생명도 4% 이상의 금리가 책정될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최저 3억 달러(한화 3166억5000만원)의 신종자본증권만 발행한다고 해도 매년 4% 수준인 126억6600만원의 이자를 지급해야한다. 지난해 76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KDB생명에 새로운 부담이 발생하게 된다.
KDB생명이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이 줄어들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개선한 RBC비율이 다시 악화될 수밖에 없다. 몇 년 후 재무건전성 취약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의미다.
보험업계에서는 KDB생명이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수백억원 금융비용 부담을 넘어서는 대대적인 턴어라운드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금융비용이 늘어나면 흑자전환이 더욱 어려워질 것 같다"며 "이익잉여금을 축적해 재무건전성이 개선되는 구조가 정착될 수 있도록 대대적인 수익성 개선방안이 실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KDB생명은 신종자본증권 발행행을 통해 조달한 작자금을 재투자해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동시에 자본 확충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룩해 투자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KDB생명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계획하면서 이차역마진 문제도 고려했던 사안"이라며 "발행 이후 큰 부담이 생기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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