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외교문서] 北 미국에 '한반도 중립국 창설'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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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 기자
입력 2018-03-3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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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해지된 1987년 외교문서에 따르면 북한은 당시 남북간 연방제 통일을 거쳐 중립국을 창설하자는 제안을 미소정상회담 계기에 미측에 은밀히 전달했다. 외교부는 30일 작성된지 30년 이상 경과한 외교문서 1420권(23만여 쪽)을 원문해제(주요 내용 요약본)와 함께 국민에게 공개했다. [외교부 제공]


30여 년전 88서울올림픽 개최에 앞서 북한이 미국에 한반도에 남북한 연방 중립국을 창설하는 방안을 소련을 통해 제안한 사실이 드러났다.

외교문서공개 규칙에 따라 30일 비밀해제된 1987년 외교문서에 따르면, 당시 고르바초프 서기장은 그해 12월 백악관에서 열린 미·소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중립국가 창설 및 완충지대화'에 관한 북한의 제의를 담은 비공식 문서를 레이건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이는 남북한이 연방제 통일을 거쳐 한반도에 중립국가를 창설하자는 것으로, 북한이 제안했던 남북통일 이후의 국가 형태를 말한다

북한이 제안한 문건에는 모든 외국 군대의 철수와 평화협정 체결, 한반도가 중립국가 및 완충지역임을 선포하는 헌법 채택, 연방공화국이 단일국호로 국제연합(UN)에 가입하는 방안 등 4개 항의 내용을 담겼다. 

이 사실은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가 주미한국대사관 공사에게 미소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전해졌다.

미국 측은 당시 고르바초프 서기장은 이 문서를 전달하면서 "북한으로부터 받아온 것"이라는 설명 외에 아무런 부연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레이건 대통령 또한 특별한 반응 없이 이 문서를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측 대사관 관계자에게 관련 사실을 통보한 미국 측은 해당 문서의 안보를 강조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미측은 관련 사실이 알려질 경우 "한반도 문제 관련 미소 간 협의에 심각한 영향을 가져올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와 미국은 북측의 제의가 비현실적이라고 판단했다. 

미측은 이 문서를 전달받으면서 "(소련 측이) 정상회담 시 이 문서를 미국 측에 전달했다는 사실을 (북한에) 통보해주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우리 측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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