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현, 김기덕 그들의 성추행 어디까지?​···PD수첩이 파헤친 민낯 '나쁜남자'들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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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기자
입력 2018-03-07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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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PD수첩 방송 캡처]


김기덕 감독의 성폭력 의혹의 실체가 드러났다. 영화계를 떠난 여배우들이 폭로한 내용은 충격 그 자체였다. 'PD수첩'이 김기덕 감독에게 성추행 및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배우들을 만났다. 상상 이상의 내용에 시청자들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방송에 앞서 김 감독과 그의 '페르소나'로 꼽힌 조재현은 이미 미투(Me Too)운동 고발 대상자로 주목 받았다. 그들에게 피해당한 여배우들의 인터뷰가 방송 될 것으로 알려져 방송 전부터 충격을 안겼다.

실체는 상상 이상이었다. 먼저 김기덕 감독에게 성폭행을 당할 뻔 했던 여배우 A씨가 등장했다. 그는 'PD수첩'과 인터뷰를 진행하며 김 감독에게 성폭행을 당할 뻔한 일, 성추행을 당했던 일을 폭로했다. 여배우 A씨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뫼비우스'에 출연할 예정이었지만, 촬영 이틀 만에 하차하며 영화에는 단 한 장면도 등장하지 못했다.

6일 밤 방송된 MBC 'PD수첩'에는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이라는 주제로 김기덕 감독의 성추행 폭로를 조명했다. 그뿐만 아니라 김기덕 감독과 수많은 작품을 함께 했던 그의 페르소나 배우 조재현에 대한 여배우의 충격 증언도 있었다.

인터뷰에 응한 여배우 A 씨는 2013년 영화 '뫼비우스'에 캐스팅됐지만 촬영 이틀만에 중도하차했다. 이에 영화 속에서는 한 컷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는 김기덕 감독에 대해 "김기덕 감독이 굉장히 모욕감을 줬던, 내가 정말 싫었던 말이 'XX는 권력이다'라는 말이었다. 내 기분이 정말 더러웠다. 영화 얘기를 하는게 아니었다. 그냥 그들의 성적인 사생활에 대한 얘기였다"라고 기억했다.

이어 A 씨는 김기덕 감독, 조재현과 여성 영화관계자와 함께 술자리를 가졌다며 그 이후 함께 방으로 들어가자고 했다고 증언했다. A 씨는 "(영화관계자와) 셋이 자자고 하더라. 그건 성관계 요구였고 너무나 끔찍했다"라며 "그건 안 당해 본 사람은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배우의 일을 하지 않는 B 씨 또한 김기덕 감독의 성추행을 언급했다. B 씨는 "김기덕 감독이 하는 말이 '내가 너의 오디션 때 너의 가슴을 봤냐'라고 하더라. 그래서 안봤다고 했더니 '너의 가슴을 볼 수 있냐'라고 하더라. 당황해서 아무런 말을 못했는데 '가슴을 상상해봤는데 복숭아 같을 것 같다'라고 했다"라며 "몸을 확인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라고 증언했다.

여배우 C 씨도 김기덕 감독의 끔찍한 행태를 고발했다. C 씨는 " 나를 홍천에 불렀다. '수취인불명'이라는 영화를 찍었던 빨간 버스였다. 그 때 나한테 성폭행을 시도했던 것 같다. 반항을 했더니 내 따귀를 열 대를 때렸다. 구타를 당했다"라며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 조재현의 매니저가 있었는데 하이에나 같았다. 조재현이 내 방문을 두드렸다. 방 전화로도 전화를 했다. 지옥같았다. 밤마다 문을 두드렸고 혼자 있을 때는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 중 누가 나를 찾아올지 두려웠다"라고 폭로했다.

김기덕 감독은 'PD수첩' 측에 메시지를 보내왔다. 김기덕 감독은 "영화 감독이라는 지위로 개인적 욕구를 채운 적이 없다. 여자에 대한 관심으로 상대의 마음을 얻기 위해 일방적으로 키스를 한 적은 있다. 이 점은 반성한다. 그러나 동의없이 그 이상 행위를 한 적은 없다. 서로에 대한 호감으로 육체적인 교감을 나눈 적이 있다. 이것 또한 가정이 있는 사람으로서 매우 부끄럽게 생각한다"라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를 들은 여배우 A 씨는 "성폭행을 하면서 누구와 어떻게 했다는 것을 늘 자랑스럽게 얘기했던 사람이다"라며 반박했다. 오히려 "어둠 속에서 죽음 앞에서 정말 삶도 포기하고 꿈은 짓밟힌지 오래다. 지금은 살아있는게 감사하단 생각을 하고 산다"라고 전했다.

조재현의 전 소속사 관계자도 어렵게 입을 열었다. 관계자는 "'아 드디어 왔구나'라고 생각했다. 항간에 떠도는 소문들이 근거없는 소문은 아니었을 거다"라며 "어디 가는데 전화가 와서 언성높이고 얘기를 하더라. '어디 있던 어떤 여자다. 돈도 줬는데 그러네'라고 하기에 '가족도 있는데 큰일날 수도 있다'라고 했더니 알아서 해결한다고 했다"라며 여배우들의 입장에 힘을 실었다.

'PD수첩' 제작진의 전화를 받은 조재현은 "내가 이야기를 나눠보고 그때 판단을 해도 될까. 처음에 돌았던 이야기들은 한 80%가 잘못된 얘기더라. 어떤 것은 축소된 것도 있다. 그건 피해자가 축소하고 싶었을 거다"라고 전했다.하지만 다음날, 조재현은 'PD수첩'을 만나지 않겠다고 전했다.

조재현은 "조사가 들어가면 그때 내가 말씀을 드릴 부분인 것 같다. 사실을 근거로 하는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고 하지 않았냐. 내가 죄인이 아니라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들려오고 기사에 나온 것들이 너무나 사실과 다른 것들, 왜곡돼서 들려오는 것들이 많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C 씨는 "성폭행범이고 사실 강간범이지 않나. 나는 사과를 받고 싶지 않다. 정말 거부한다. 잘못했던 사람들에 대한 예의로 남은 삶을 반성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 피해자들만 꿈이 꺾이고 괴로워해야하나"라고 울분을 터트렸다.

A 씨는 "증언 좀 해달라고 주변 사람들에게 말을 했는데 '세계적인 감독 밑에서 일한다는게 자부심이었는데'라면서 증언을 해주지 않더라"라며 주변에서 아무도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주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탄했다.

그러던 중 한 전직 스태프는 "만약 응하지 않으면 방관자로 남는 거다. 방관자도 죄인이라고 할 수 있지 않나"라며 용기를 내 인터뷰에 응하게 됐다며 "'야, 다리 벌려, 다리 벌리라고!'라고 소리를 치면서 말했다. 그 순간 현장이 정적이 됐다. 그 여배우가 그런 얘기를 듣고 얼마나 수치심을 느꼈겠나. 누구라도 그 상황이면 울면서 집에 갔을 거다. 그런데 저 사람은 조연 배우이고 거기서 뛰쳐나가면 영화판 바닥이 얼마나 좁은데. 그냥 끝날 수도 있는 거다"라고 지적했다.

영화감독 A는 "지인이 김 감독의 영화에 캐스팅됐다고 해서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문제가 있어서 더이상 연기를 지속하기 힘들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하더라. 성추행이나 성폭행의 핵심이 뭐냐면, 현장 안에서 지위의 차이가 있는 사람들 간에 벌어졌고 거기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직업적인 가치를 훼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인터뷰 말미에 여배우 A 씨는 "프로그램을 잘 만들어주셔서 나쁜 짓을 한 그 사람들의 행태가 확실히 잘 나왔으면 좋겠다. 증언을 하지 못한 피해자들 중에서는 오히려 더 심하게 당해서 말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 분들이 상처가 회복되어서 꼭 연기를 하지 않더라도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라며 다른 피해자들을 위로했다.

[정정보도] 영화감독 김기덕 미투 사건 관련 보도
 
영화감독 김기덕 미투 사건 관련 보도를 바로 잡습니다. 해당 정정보도는 영화 ‘뫼비우스’에서 하차한 여배우 A씨측 요구에 따른 것입니다.

본지는 2017년 12월 7일 <‘여배우 폭행’ 김기덕 감독, 벌금 500만원 약식기소>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한 것을 비롯해 약 12회에 걸쳐 '영화 뫼비우스에 출연했으나 중도에 하차한 여배우가 김기덕 감독으로부터 베드신 촬영을 강요당했다는 내용으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했다'고 보도하고, 위 여배우가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었다는 취지로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뫼비우스 영화에 출연했다가 중도에 하차한 여배우는 ‘김기덕이 시나리오와 관계 없이 배우 조재현의 신체 일부를 잡도록 강요하고 뺨을 3회 때렸다는 등’의 이유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했을 뿐, 베드신 촬영을 강요했다는 이유로 고소한 사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 위 여배우는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은 사실이 전혀 없으며,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었다고 증언한 피해자는 제3자이므로 이를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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