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순희·함봉실·리명훈…北에 뜬 스포츠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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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영 기자
입력 2018-02-16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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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6년 애틀랜타 올림픽 금 계순희,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성화 주자

  • 이봉주-함봉실, 남북 마라톤 '봉봉남매'

북한의 피겨 요정 렴대옥 선수가 북한 인기 스포츠 스타의 계보를 이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역대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끌었던 북한의 스포츠 선수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국제유도연맹]


대중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북한 스포츠 선수는 ‘유도 영웅’ 계순희(39)다. 계 선수는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여자 유도(48kg급)에서 일본의 다무라 료코 선수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유도의 신’으로 불리는 료코는 세계 유도계가 인정하는 전설의 선수였다. 그런 료코를 국제무대에 처음 출전한 계 선수가 이긴 것이다. 당시 그의 나이 만 16세로, 최연소 금메달리스트였다.

이후 계 선수는 국제 대회에서 여러 차례 메달을 획득하며 명실상부한 유도 영웅이 됐다. 1997년 파리세계선수권 은메달, 1999년 세계선수권 동메달, 2000년 시드니올림픽 동메달, 2001년·2003년·2005년·2007년 세계선수권 금메달,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은메달 등을 기록했다.

계 선수는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많았다. 그는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개막식에서 우리나라 남자 유도 하형주 선수와 함께 공동 성화 주자로 뽑혔다. 현재 동아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하 전 선수는 최근 언론을 통해 “북한의 대규모 응원단까지 왔던 때라 분위기가 대단했다”라며 “계 선수는 뛰면서 펑펑 울었다. 감격스러워 울더라”고 회고했다.
 

[사진=인터넷 자료]



우리나라 마라톤에 이봉주 선수가 있다면 북한에는 함봉실(44) 선수가 있었다. 함 선수는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며 이 선수와 함께 ‘봉봉 남매’로 불리기도 했다. 당시 함 선수는 마라톤 결승선을 통과한 후 “오늘은 내가 우승했으니 내일은 (남자부에서) 이 선수가 이기면 좋겠다”라고 말했는데, 실제로 다음 날 열린 남자부에서 이봉주 선수가 우승했다.

봉봉 남매는 2003년 제주도에서 열린 남북평화기원 마라톤 대회에서 함께 달렸다. 함 선수는 “남쪽 대표로 이 선수가, 북측 대표로 내가 뛰어서 말할 수 없이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여자부 하프마라톤에서 1시간15분52초를 기록해 1위에 올랐다.

함 선수는 2005년 인천에서 열린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이 선수와 성화 공동주자로 선정됐다. 대회 중에는 사인을 요청하는 팬들에게 둘러싸였다. 그는 “북에서는 별로 인기가 없는데 남측 인천에서는 인기가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키 235cm의 최장신 농구 선수 리명훈(49)도 우리나라에서 이름을 떨쳤다. 리 선수는 북한의 ‘우뢰(우레)’ 농구팀 소속으로 1993년 북한의 아시아농구선수권 준우승을 이끌었다. 특히 1999년 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 예선경기에서 미국 NBA에서 활약했던 중국의 국가대표 농구선수 왕즈즈를 상대로 3차례나 슛블로킹을 성공시켜 중국의 농구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리 선수는 1999년 서울에서 열린 통일 농구대회에서 큰 키로 주목을 받았다. 또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리 선수를 위해 우리 측은 식탁·의자 등을 특별 제작하기도 했다. 식탁은 보통 식탁보다 30cm 높게, 의자 역시 50cm 더 길게 만들어 리 선수를 배려했다. 

‘농구 9단’ 허재 전 선수는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 리 선수와 재회했다. 두 사람은 1993년 동아시아경기대회에서 만난 바 있다. 허 전 선수는 리 선수에게 375mm 사이즈의 농구화 두 켤레를 선물로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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