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겸의 차 한 잔] 법현스님이 日나가노 금강사 주지가 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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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겸 칼럼니스트(문학박사)
입력 2018-02-1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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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선광사 주지와 환담하는 열린선원 법현스님(오른쪽) [사진=하도겸 박사 제공]


역사적인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렸다. 분단된 한반도에서 남북이 공동입장하고,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출격한 '평화'올림픽이다.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개최기간 중 개최지인 평창, 정선, 강릉의 경기장들을 방문해 우리 선수들의 활약을 지켜보고 응원하는 것도 좋을 듯싶다. 

오늘부터 20년 전 연간 600만 명이 찾는 일본 나가노에 1998 동계올림픽이 열렸다. 개회식에는 종파를 불문하고 젠코지(선광사, 善光寺) 범종이 세계평화의 원을 담아 전 세계를 향해 울려 퍼졌다. 선광사에 모셔진 아미타여래 삼존불 불상은 인도에서 백제로 왔다가 552년 불교 전래와 함께 일본에 전달되었다는 기록이 전한다. 한때 오사카의 관광명소 나니와(난바) 강바닥에 버려졌던 일본 최고의 불상이 다시 나가노에 모셔진 것은 642년의 일이었고 이로 인해 선광사가 만들어진 것이다. 12차례나 화재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바로 재건이 된 7전8기, 아니 12전13기의 절인 이곳은 종파를 불문하고 서민들이 가장 신앙하는 사찰 가운데 하나이다.

저잣거리 열린선원에서 전법교화하고 있는 선원장 법현스님이 지난해 6월부터 주지소임을 맡은 나가노 금강사에서 오는 4월 8일 주지 진산식이 열린다. 

400여 가족들이 포함된 재일교포들이 지어서 태고종 스님들이 살았던 금강사는 20여년 전부터 법현스님에게 주지로 와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경매에 넘어간 것을 사재를 털어서 구한 세 사람의 책임역원(종교법인 이사)가운데 대표역원이자 신도회장 정정순할머니(91)가 지극하게 요청해서 20여 년 만에 주지를 맡게 된 것이다.
 

일본 나가노 금강사 설경 [사진=하도겸 박사 제공]


진산식에는 39개 암자를 거느린 사찰인 선광사 주지 후쿠시마스님이 참석해 축사를 한다. 유네스코무형문화재이자 국가중요무형문화재 50호 영산재의 이수자들이 많이 모인 보현회스님들이 법식을 진행한다.

법현스님은 "될 수 있으면 현대화된 전통의식으로 진산식을 봉행하고, 매월 마지막 토·일요일에 대웅전 안과 밖 그리고 한국붉은소나무가 많은 도량 안팎의 숲에서 참선수행과 힐링체험을 하게 하고, 85℃의 유황온천수가 나오는 요사채를 리모델링해 게스트하우스로 등록해서 힐링스테이사찰로 가꿔 일본포교의 새 지평을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금강사에는 법현스님 외에도 대우스님, 대진스님이 예불, 불공, 참섬으로 함께 교화할 예정이다.

일제강점기 징병·징용의 쓰라린 흔적이 남은 이곳에서 법현스님은 민족혼을 위로하고, 가깝지만 너무 멀어진 나라 일본과 상생의 역사를 일구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한다. 아무쪼록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남북통일의 꿈을 심듯이, 법현스님의 일본 나가노 금강사 주지 취임을 통해서 위안부와 독도문제 해결 등 한일관계도 정상화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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