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트럼프 궁합 잘맞는 스트롱맨들…양국관계 개선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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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7-11-1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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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막한 제31차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중 양자회담을 하고 있다. 미국과 필리핀 관계는 버락 오바마 전임 미 대통령이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과의 유혈전쟁'과 관련한 인권유린을 비판하면서 경색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번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계 복원을 꾀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13일 공식적인 첫 만남을 가졌다. 이번 만남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시절 벌어졌던 양국 관계가 복원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외신은 전망했다. 

◆ 양국 스트롱맨 친밀한 모습 연출··· 인권에 대한 언급은 없어 

미국과 필리핀 두 정상은 필리핀 마닐라 SMX컨벤션센터에서 전날인 12일 열린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창설 50주년 갈라 만찬부터 나란히 앉으면서 친밀함을 과시했다. 이날 두테르테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은 마닐라에서 두테르테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전 취재진에게 "우린 좋은 관계를 가졌으며, 이것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날 두 정상의 만남에서 인권문제가 제기될 것인가는 주요 관심사 중 하나였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과 두테르테의 만남에 앞서 "논란이 되고 있는 두테르테의 마약전쟁으로 경찰 추산으로만 6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트럼프의 방문은 외교적 수사와 솔직함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약 40분에 걸친 두 정상과의 만남에서 인권 문제는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회담 전 취재진들은 소리를 치면서 두 정상에게 인권 유린에 대한 질문을 던졌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건 언론 발표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현장 사살도 허용하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과격한 마약과의 전쟁은 국제인권단체로부터 큰 비난을 받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두테르테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마약 문제에 대해 매우 잘 대처하고 있다"고 두둔한 바 있다. 
 
해리 로케 필리핀 대통령 대변인은 이날 회담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의 심각한 마약 문제에 대해 설명했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공감을 표했고 인권문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만남에서도 통상문제를 잊지 않았다. 필리핀이 수입하는 미국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일본 자동차보다 높은 데 문제를 제기하며 향후 양자 무역협정에 대해 연구해 보겠다고 밝혔다고 외신은 전했다. 
 
◆ 중국으로 기울었던 필리핀 다시 미국으로? 

블룸버그는 "두 정상의 친밀한 모습은 1년 전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 정책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오바마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양국 관계의 긴장은 높아졌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적극적으로 중국 친화적 정책을 펴나가기도 했다. 남중국해와 관련된 긴장을 낮추기 위해 노력했으며, 240억 달러에 달하는 차관과 투자를 필리핀으로 끌어오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정상들 간 우호적인 메시지가 오가면서 양국 간의 관계는 개선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 국빈방문 뒤 12일에는 남중국해 문제에 있어서 중재자 역할을 맡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베트남을 비롯해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필리핀, 대만 등과 중국이 얽힌 남중국해 문제는 지역 긴장을 높이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다. 

알랜 피터 카예타노 필리핀 외교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은 매우 우호적이며 친절한 제안"이라면서 "그는 협상의 달인"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12일 베트남 국빈방문에서도 무기 구매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쩐다이꽝 베트남 국가주석과 응우옌쑤언푹 총리를 만나 교역에 대해 강조하면서 미국으로부터 미사일과 다른 무기 체계를 구매할 것을 촉구했다고 AP 통신 등 외신은 전했다. 

베트남은 지난해 미국과의 교역에서 약 320억 달러(약 35조8000억원)의 흑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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