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오락가락 카드 정책에 기업들만 '피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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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운 기자
입력 2017-11-0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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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국세 카드납부를 줄이면서 법인카드 사용액인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들이 대대적으로 진행했던 국세 신용카드 납부 프로모션에 제동이 걸리면서 법인카드 이용금액이 크게 줄었다. 금융당국이 공과금 시장을 둘러싸고 카드사의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자, 자제 권고를 내렸기 때문이다.

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법인카드 사용금액은 36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8.9% 감소했다. 승인 건수는 총 3억건으로 14.3% 증가했지만, 국세 납부 등 큰 규모 승인을 줄어들면서 전체 금액도 축소된 것이다. 같은 기간 개인카드 사용금액이 11.9% 증가(156조1000억원)한 것과는 대조된다.

국세 신용카드 납부 시장은 한 해 결제 금액이 수백조원이나 되는 대규모 공과금 시장이다. 2015년 1월 1000만원으로 제한돼 있던 납부 한도가 폐지되면서 이 시장은 2014년 4조원에서 2015년 19조원, 지난해 43조원까지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카드사들은 고객 확보를 위해 국세 납부 대행 수수료(신용카드 0.8%ㆍ체크카드 0.7%)에 무이자할부, 캐시백 혜택을 제공하는 등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특히 법인 고객의 경우 이같은 프로모션이 법인카드 발급 등 다른 사업에도 추가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해 수수료를 면제해주기도 했다.

경쟁이 과열되자 금융당국은 올해 초 카드사에 자제를 경고했다. 또 법인에 대한 이같은 프로모션이 대규모 가맹점을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사실상 '부당 이익 제공'에 해당된다며 주의를 요구했다.

그 결과 1분기 50조원에 육박했던 법인카드 사용금액은 2분기 35조6400억원까지 곤두박질 쳤고, 3분기는 소폭 상승한 36조4300억원을 기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너무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 있어 금융당국이 비정상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라며 “하지만 카드사의 생존을 위해 규제를 풀어주고는 또 다시 경쟁 자제를 권고하면서, 국세 카드납부 비율을 높이려는 카드사들에게는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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