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화장품에 나만큼 ‘미쳐본’ 남자 있는가…김한균 코스토리 대표

조현미 기자입력 : 2017-11-03 03:00
예쁜 인생 만드는건 자기 자신 대한민국 대표 뷰티그룹 만들겠다

김한균 코스토리 대표이사가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화장품이 참 좋았어요.” 중학생 때부터 화장품이 마냥 좋았다. 이것저것 안 써본 화장품이 없었다. 대학에 가기 전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피부 상담을 해주고 화장품을 추천해줬다. 김한균 코스토리 대표이사(32)의 이야기다.

◆화장품에 빠진 강원 소년

친구들이 대학교 입시 준비에 한창이던 고등학교 3학년 때 강원도 원주에 있는 아모레퍼시픽 자회사인 에뛰드하우스 매장을 찾았다.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서였다. 앞서 원주 시내에 있던 19개 화장품 매장에서 거절을 당한 후였다. 스무 번째 도전 끝에 화장품 판매원이 됐다. 에뛰드 유니폼인 분홍색 앞치마를 두르고 고객들에게 화장품을 설명했다.

대학을 다니면서도 아르바이트를 계속했다. 4년 후 매니저를 맡았다. 남성 뷰티 블로거로도 활동했다. ‘완소균이’가 그의 블로그다. 남성 1호 뷰티 파워블로거가 되면서 책도 쓰고 방송에도 출연했다. 대학 4학년 때 에뛰드에 취업했다. 이후 또 다른 아모레퍼시픽 계열사인 이니스프리, 네오팜 등에서 일하다 필리핀으로 어학연수를 떠났다. 귀국과 동시에 미국 소셜커머스업체 그루폰 한국법인 초기 멤버로 들어갔다.

그러다 2011년 7월 회사를 세웠다. 가장 좋아하고 잘 아는 화장품이었다. “결혼하던 해 화장품 창업을 했어요. 전문 지식이 있고 누구보다 자신 있는 영역이니까요. 화장품 본질에 충실한 제품을 선보이고자 창업을 결심했죠.”

고향인 원주의 창업보육센터에 26㎡(약 8평)짜리 사무실을 얻었다. 직원도 2명 채용했다.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자신의 화장품 이야기를 소비자와 공유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코스메틱 스토리(화장품 이야기)’를 줄여 ‘코스토리’로 회사명을 정했다.
 

 

◆고향서 청년창업···딸 치료오일로 입소문

화장품 전문가로 평가받는 그였지만 사업은 또 달랐다. 가장 먼저 선보인 남성 화장품 브랜드 ‘완(whan)’은 고전을 거듭했다. “마케팅부터 영업, 디자인, 물류, 제조까지 도맡아 진행했지만 쓰디쓴 실패를 맛봤다“라고 회상했다.

직원 월급이 밀리지 않게 낮에는 회사를 경영하고, 저녁엔 피자 배달과 식당 주방일을 했다. 상황이 달라진 건 창업 이듬해인 2012년 내놓은 브랜드 ‘아빠가 만든 화장품’ 덕이다. 그해 2월 태어난 첫째 딸을 위해 개발한 브랜드다. “태어날 때부터 심한 건성이던 딸을 위해 천연 성분의 유기농 호호바오일을 만든 게 시작”이라고 그는 말했다.

입소문을 타면서 제품을 찾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매출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이 제품은 지금도 ‘딸바보 유기농 호호바 오일’로 팔리고 있다. 그 사이 브랜드명을 기존 이름의 뜻을 고스란히 담고 부르기 쉬운 ‘파파레서피’로 바꾸었다.
 

파파레서피의 ‘딸바보 유기농 호호바 오일’(왼쪽)과 ‘봄비 꿀단지 마스크팩’ [사진=코스토리 제공]


◆중국서 마스크팩 대박···‘아시아 로레알’ 꿈꾼다

2014년 또 다른 기회가 찾아왔다. 이번엔 중국에서였다. 파파레서피에서 내놓은 ‘봄비 꿀단지 마스크팩’이 중국에서 그야말로 돌풍을 일으켰다. 당시 나온 마스크팩 시트가 너무 두껍다고 판단한 김 대표는 얇은 시트로 만든 팩을 선보였다. 임신부와 어린 딸도 쓸 수 있는 안전한 제품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중국에서 먼저 성공한 뒤 우리나라로 ‘역수출’되기도 했다.

따이공(보따리상)을 통한 유통은 철저히 배제하고, 현지 파트너와 두터운 신뢰를 쌓은 게 큰 도움이 됐다. “중국 파트너 업체에 전권을 줬던 것이 현지에서 비교적 짧은 기간에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사업을 확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현지 파트너사를 전적으로 따르고 ‘함께 성장하자’는 생각으로 협력했던 것이 상호간 윈윈 효과를 낸 것 같습니다.”

좋은 파트너사를 만난 데는 김 대표 스스로의 노력도 있었다. 해외 진출 때 그는 ‘모든 일은 현지에서 부딪혀 보고,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자’라는 마음가짐으로 도전한다. 중국 출장 때마다 현지인처럼 입고 먹었다. 베이징에 있는 명문 경영대학원인 청쿵상학원(CKGSB)에서 최고경영자 과정도 이수했다. “한국인 사업가가 아니라 중국 현지 ‘친구’처럼 느낄 수 있게 행동했는데, 그 결과가 좋게 나타났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7월 31일 서울 청담동 디브릿지에서 열린 코스토리의 파파레서피 색조화장품 출시 행사에서 코스토리 대표 브랜드와 제품들이 소개되고 있다. [사진=코스토리 제공]


코스토리는 최근 기초화장품에 주력하던 파파레서피에 메이크업 라인 ‘컬러 오브 스프링’을 추가했다. 파파레서피 대표 기초화장품인 ’봄비 허니 모이스트’의 좋은 성분을 고스란히 담았다. 안전한 성분 사용 원칙을 바탕으로 꿀·프로폴리스추출물 등을 사용했다.

“제품 다변화를 통해 브랜드 위상을 강화하고, 종합 화장품 브랜드로 나아가고자 지난해부터 색조 라인을 준비해왔어요. 색조로도 피부 건강을 챙길 수 있게 영양 성분을 대거 담았죠.”

지난 7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건물을 사들여 ‘코스토리타워’로 이름을 바꿨다. 원주에 이은 두 번째 사옥이다. 서울 사옥 확보와 함께 ‘아시아의 로레알’을 회사 목표로 내세웠다. 프랑스에 본사가 있는 로레알은 부동의 세계 1위 화장품 기업이다. 랑콤·비오템·입생로랑·비쉬·클라니소닉을 포함해 30개가 넘는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로레알이 전 세계에서 브랜드 관리를 가장 잘 하는 회사라고 생각해 목표를 크게 잡았습니다. 누가 들어도 단번에 알 수 있는 명확한 목표이기도 하고요. 저 혼자 정한 목표가 아니라 전사 워크숍에서 직원들 의견을 바탕으로 이런 목표를 세웠습니다.”

이를 위해 브랜드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코스토리는 파파레서피 외에 색조 전문 ‘아이엔지에이(INGA)’, 팩 전문 ‘무스투스’ 3개 브랜드를 직접 개발했다. 지난해엔 유아용품업체 ‘띠땅아기생활연구소’를 인수해 같은 이름의 육아제품 브랜드를 내놓았다. 조인트벤처로 더마코스메틱(약국화장품) 브랜드 ‘드레싱82’도 새로 선보였다. 앞으로도 조인트벤처 형태의 투자를 진행, 코스토리 제조기술과 인프라를 제공하며 신규 브랜드 육성에 나설 계획이다.

“15층짜리 서울 사옥 각층을 각기 다른 브랜드 사무실로 채워나가는 게 목표입니다. 기초부터 색조, 유아 화장품 등 다양한 브랜드를 확보하고, 적극적인 인수합병(M&A)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뷰티그룹으로 우뚝 서겠습니다.”
아주경제와 컴패션의 따뜻한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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