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규제완화] "또다른 쿠팡 양산" 흔들리는 소상공인 생존

  • 방문객 급감 속 입지 위축 우려↑

  • "생존기반 약화"…정책 철회 요구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마트산업노동조합 등이 연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을 추진하는 정부와 여당을 규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마트산업노동조합 등이 연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을 추진하는 정부와 여당을 규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소상공인업계가 당·정·청의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추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규제 완화라는 명분과 달리 결과적으로는 소상공인을 생존 위기로 내모는 정책이라는 주장이다. 시민단체들 역시 실질적으로는 골목상권과 자영업자의 생존 기반을 흔들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소상공인연합회를 비롯한 소상공인 관련 단체들은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허용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자본력과 대규모 물류망을 갖춘 대기업 계열 마트들이 새벽배송 시장에 본격 진입할 경우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입지가 더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전통시장은 이미 온라인 플랫폼 확산으로 방문객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2024년 전통시장·상점가 점포경영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통시장 연간 고객 수는 2021년 20억3000만명에서 2022년 19억6000만명, 2023년 16억6000만명으로 급감했다. 2024년에는 15억7000만명으로 전년보다 5.1% 줄었다. 

소상공인단체는 "온라인 플랫폼 급성장으로도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 대형마트에 새벽배송까지 허용하는 것은 골목상권의 숨통을 완전히 끊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며 "자본력과 물류망을 독점한 대기업과의 경쟁은 소상공인에게 사실상 무차별적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당·정·청이 내세운 '소비자 편익' 논리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들은 "대형마트가 새벽 시간대까지 장악하면 유통 생태계의 다양성이 훼손되고, 장기적으로는 대기업 독과점 심화로 소비자 선택권과 가격 결정 구조까지 왜곡될 수 있다"며 즉각적인 정책 철회를 요구했다.

시민·노동단체도 반대 대열에 합류했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은 지난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여당은 쿠팡 등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공룡 견제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실제로는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시장에서 밀어내고 대기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공정 경쟁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골목상권의 마지막 숨통을 조이고, 노동자들을 과로 경쟁으로 내모는 편법적 조치"라고 날을 세웠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도 "노동자의 건강권과 생명 보호라는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처사"라며 정책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소상공인업계는 헌법소원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대형마트의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일을 규정한 유통산업발전법이 2012년 제정되자 유통기업들은 평등권과 직업 선택의 자유 침해를 주장하며 헌법소원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2018년 6월 '영업시간 제한 등은 사회적 시장경제 질서에 부합한다'며 합헌 결정을 내렸다. 소공연 관계자는 "헌법소원을 포함한 다양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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