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순칼럼] 시진핑 1인 천하와 제19차 당대회 7대 관전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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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순 동아시아평화연구원장
입력 2017-10-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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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 19차 당대회가 18일 개막한다. 막강한 권력을 확보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 [사진=신화통신]


2012년 11월, 시진핑(習近平)은 제18차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18기 1중전회)에서 앞서 있던 리커창(李克强)을 제치고 공산당 총서기와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 취임했다.

이듬해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즉 ‘양회(兩會)’에서 시진핑은 국가주석과 국가 중앙군사위 주석에 취임한다.

◆시작부터 당·군·정의 최고 권력을 넘겨받은 시진핑

후진타오(胡錦濤)는 당 총서기(2002년 11월)와 국가주석(2003년 3월)에 취임한 뒤, 2004년 9월이 되어서야 비로소 장쩌민(江澤民)으로부터 당과 국가의 중앙군사위 주석을 넘겨받았다. 그러나 시진핑은 후진타오의 은퇴 선언과도 같은 양보(?)로 당 총서기, 국가주석 취임과 동시에 당·군·정의 최고 권력을 확보했다.

당·군·정의 최고위 자리를 모두 차지한 시진핑은 꾸준히 ‘1인 체제’를 다져왔고, 2016년 초부터 언급되기 시작하여 10월 6차 전체회의(18기 6중전회)에서 ‘핵심(核心)’으로 묘사되었다. 정권 출범 초기, 리커창 총리와 함께 시-리체제(習李體制)에서 ‘당 중앙’으로 묘사되던 시진핑 주석이 ‘핵심’으로 표현되는 것은 절대적인 ‘1인 체제’의 완성을 의미한다.

중국 공산당은 전통적으로 마오쩌둥(毛澤東)을 ‘혁명’과 ‘건국’의 제1세대 지도자로, 덩샤오핑(鄧小平)을 ‘개혁·개방’의 제2세대 지도자로 칭하고 있다. 장쩌민과 후진타오는 단지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을 무난히 수행했다는 평가에 머무른다.

그러나 ‘2+5체제’에서 2013년 11월 ‘3중전회’의 7대 개혁안 발표를 통해 ‘1+6체제’로 전환시킨 시진핑 주석의 위상은 제18차 5년의 통치 기간을 통해 제3세대 지도자로 평가되고 있다. ‘시진핑 2기’를 넘어 전례 없는 ‘시진핑 3기’ 가능성이 화두가 되는 이번 제19차 당대회는 어떤 점을 주목해야 할까?

◆시진핑 2기 최고지도부 구성 7대 관전 포인트

마오쩌둥의 ‘1인천하’ 폐단을 경험한 덩샤오핑은 ‘7상8하(七上八下)’, 즉 ‘만 67세는 상무위원 연임, 만 68세는 퇴임’이라는 새로운 규칙을 만들었다. 이 관례에 따라, 시진핑 주석(64)과 리커창 총리(62)를 제외하고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장더장(張德江·71)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위정성(俞正聲·72)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 류윈산(劉雲山·70)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왕치산(王岐山·69) △국무원 부총리 장가오리(張高麗·71) 등 5명의 상무위원은 은퇴 대상이다.

이번 제19차 당대회를 통해 시진핑은 2기 지도부를 구성하게 된다. 이번 19차 당대회에는 7가지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있다. 첫째, 공산당 당장(黨章·당헌)에 ‘시진핑 사상’을 포함시킬지 여부이다. 시진핑의 통치 이념인 ‘치국이정(治國理政)’의 당장 삽입과 함께 ‘시진핑 사상’이 포함될 경우, 시 주석이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의 반열에 오르는 위업을 달성하게 된다. 반대파는 물론이고 태자당 내부에서도 반대의견이 존재하지만, 시 주석의 현 위상으로 판단하자면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둘째,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의 계파 간 분배와 서열 설정이다. 이번 제19차 당대회에서 상무위원에 태자당·상하이방·공청단파는 어떻게 배분되고, 서열은 어떻게 정리될 것인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이다.

우선, 계파 간 분배에 있어서 지난 제18차 7인 상무위원은 △장쩌민(89)의 상하이방 3인방(장더장·류윈산·장가오리) △시진핑 태자당 3인방(시진핑·위정성·왕치산) △후진타오(75) 공청단파의 리커창 총리로 분배되었다. 항간에는 장쩌민의 영향력이 강했던 제18차에서 후진타오가 시진핑에게 양보하고, 제19차에서 공청단파의 상무위원 확대 조건으로 시 주석과 합의했다는 설이 있다.

다음으로, 서열의 경우 제18차 상무위원 서열은 태자당(공산당 총서기)·공청단(국무원 총리)·상하이방(전인대 위원장)·태자당(정협 주석)·상하이방(서기처 서기)·태자당(기율위 서기)·상하이방(부총리)으로 구성되었다. 시진핑 1인천하의 절대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에 이어 중앙서기처도 장악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국무원 총리직도 확보하려 할 것이다. 상징성에 머무르는 전인대와 정협 및 국무원 부총리직은 공청단파에 넘길 가능성이 있다. 상하이방이 명맥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부수적인 관전 포인트이다.

셋째,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의 축소 여부이다. 이번 제19차에는 시진핑 ‘1인 체제’ 강화를 위해 7인에서 5인 체제로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7인 또는 9인 상무위원 체제가 3대 파벌 간의 비율 조정에는 효과적이나 5인으로 축소하는 것이 ‘1인 체제’ 강화를 노리는 시진핑 주석에게 더 유리하다.

넷째,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25인의 파벌 조정이다. 제18차에서 시 주석에게 상무위원 비율을 양보한 후진타오는 대신 12명의 공청단파를 25명의 중앙 정치국 위원에 진입시켰다. 그러나, 시 주석이 집권 초기 부정부패와 법치주의를 명분으로 상하이방과 공청단파를 제압하고, 2016년 초부터 ‘공청단 개혁’으로 공청단파의 힘을 약화시켜왔다. 부수적이기는 하지만 공청단파가 반드시 리커창의 지지 기반이 아닐 수 있다는 점도 앞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

다섯째, 왕치산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위 서기의 상무위원직 유임 여부이다. 왕치산의 유임은 ‘7상8하’의 관례가 소멸되고, 시진핑은 만 69세가 되는 2022년 제20차 당대회에서 3기 시대를 시도할 수 있다.

여섯째, 시 주석이 지지하는 천민얼(陳敏爾·57)의 상무위원 진입 여부이다. 제18차에서 중앙위원(205인)에 불과한 천민얼이 중앙정치국 위원(25인)을 뛰어넘어 상무위원(7인)에 진입하느냐 여부는 시진핑의 현존하는 파워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시 주석의 이번 천민얼 지지가 제20차 당 대회 이후 중국을 이끌어갈 차기 지도자로 천민얼을 ‘지명’한다는 의미는 분명 아니다.

일곱째, 리커창의 총리 퇴임 여부이다. 3대 파벌인 공청단을 대표하는 인물인 리커창의 총리 유임 여부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즉, 리커창이 2인자인 ‘총리’직에서 3인자인 ‘전인대’ 상무위원장 등으로 좌천될지 여부도 관전 포인트이다. 상징적인 역할에 머물렀던 리커창의 상무위원직 유임이 비교적 확실시된다지만 퇴임에 대한 유언비어(?)가 나돌았던 점은 주목할 만하다.

◆지속적인 성장 유지는 자율성 보장이 우선

이번 제19차 당대회의 관전 포인트는 시진핑 주석의 절대권력 ‘위상 확인’으로 요약할 수 있다. ‘집단 지도체제’에서 ‘1인 지도체제’로의 회귀가 중국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비단 중국뿐 아니라 지구촌 전체에도 영향을 미친다.

중국 공산당은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고, 새로운 시험을 시도할지에 대한 선택의 기로에 있다. 지속적인 발전이 필요한 개발도상국에 일정한 시간 동안 분명 강한 정부가 필요한 시점이 있다. 몸집이 거대한 중국의 경우, 당분간 강력한 1인체제가 더욱 효율적인 통제와 관리 수단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지속적인 경제발전과 함께 모든 분야에서 종합적인 발전을 이룩하기 위해서 전제되어야 할 것은 시민사회와 시장의 자율성 보장이다. 자율성 보장은 성장의 동력이자 혁신과 창조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 성장 과정과 경험은 여러 측면에서 충분히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
 
필자= 동아시아평화연구원장, 중국 차하얼학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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