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제부총리, 야당앞에서 '국제시장''채식주의자' 논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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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철 기자
입력 2017-09-2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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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미래성장 경제정책 포럼 정기 조찬 세미나에서 '국제시장'과 '채식주의자' 우리 경제 패러다임 전환기에 대한 고민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


개발시대 성장 패러다임, 뉴노멀시대에 안맞아 - 영화 '국제시장'
다양성 무시하고 육식 강요하는 일률사회 극복해야 - 소설 '채식주의자'
부총리 "복지는 결국 생산성 높이기"…야 의원들"재원·성장계획 안보여"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야당 의원 중심으로 구성된 국회 연구단체 조찬포럼에서 강연자로 나서 “경제 패러다임이 과거 고도성장기 때에 머물러 있는데 진작 바뀌어야 했다”고 말했다.

사회안전망은 아직 미흡한 단계라 실업급여 지급기간 연장이나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일정 수준에 도달한 뒤, 노동시장 유연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대타협’에 도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형 고용‧안정 유연 모델’ 구성 필요성도 언급했다.

복지는 ‘퍼주기식 복지’가 아닌 생산성을 높이는 ‘경제적 선투자’ 개념으로 받아들이고, 제도개혁을 병행하는 게 복지가 가야 할 방향과 철학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미래성장 경제정책 포럼 정기조찬 세미나에서 ‘국제시장과 채식주의자-우리경제 패러다임 전환기에 대한 고민’을 주제로 강연했다.

포럼은 20대 국회 출범 이후 재정‧경제분야 제1호로 등록된 국회 연구단체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대표의원을 맡고 있다. 4선 이상 중진의원이 9명이나 있다.

회원 45명 중 한국당 소속 의원 35명, 바른정당 6명, 국민의당이 1명이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명에 불과하다. 사실상 국회 야당 의원들에게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철학’을 소개하는 자리인 셈이다.

김 부총리는 한국경제 40년 중 1975년부터 전반 20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9.1%였지만, 후반 20년은 4.3%로 낮아졌고, 이는 곧 매년 0.26%포인트씩 성장률이 감소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성장(경제성장률)지수 상승과 분배(지니계수)지수 하락으로 성장‧분배가 좋았던 1990년대와 달리 2000년대는 급속히 상황이 악화됐다고 진단했다. 소득 상위에 부의 쏠림, 교육을 통한 계층사다리의 단절 등 문제점도 지적했다.

김 부총리는 “영화 국제시장은 전반 20년의 패러다임을 보여준다. 국제시장 때와 같은 패러다임을 유지하는 경제가 지속가능하게 가는 패러다임인가”라며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정경제를 기반으로 소득주도성장‧일자리 중심 경제라는 수요 측면, 혁신성장이라는 공급 측면의 두 개의 축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사회적 타협’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노동시장 변화를 위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안정화가 덜 돼 있다”며 “이 상황에서 노동시장 구조개혁이나 변화를 얘기하면 당연히 반대에 직면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동시장 사각지대 해소, 실업급여 지급기간 연장,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사회안전망이 일정 수준 올라 고용안정성이 확보되면 이후 노동유연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한국형 고용‧안정 유연 모델’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복지지출 확대에 대해서는 “퍼주기식 복지가 아니라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선투자되는 것”이라며 “동시에 제도개혁을 병행하는 게 복지지출이 가야 할 방향이자 철학”이라고 말했다.

강연 이후 의원들의 질문이 쏟아져 예상시간을 넘겼지만, 김 부총리는 모든 질문에 답변을 내놨다. 의원들의 질문은 패러다임 전환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존재한다는 점과 재원문제에 집중됐다. 미래성장 계획이 없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김 부총리는 “기재부 내 장기전략국이 만들어졌는데, 5년뿐 아니라 적어도 10년, 20년 후 성장계획 방향을 내년 초에 내놓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저뿐 아니라 (문재인)대통령도 기업들의 기를 살리고 사업을 잘하도록 하겠다는 데는 추호도 의심이 없다. 기업이 공정한 경제 위에서 자유롭게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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