쭈타누깐 이어 유소연마저…‘리디아의 저주’ 걸린 좌불안석 ‘세계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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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교 기자
입력 2017-09-12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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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왼쪽)와 유소연. 사진=연합뉴스 제공]

세계 여자골프 여왕의 자리가 좌불안석이다. 마치 ‘리디아의 저주’에 걸린 듯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선수들이 줄줄이 ‘여왕’의 이름값을 하지 못하고 부끄러운 성적표를 내고 있다. 추락한 아리야 쭈타누깐(태국)에 이어 유소연(27)도 예외는 아니다.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무려 84주간 여자골프의 여왕 자리를 지킨 부동의 세계랭킹 1위였다. 하지만 지난 6월 12일 쭈타누깐의 상승세에 밀려 1위 자리에서 물러났다. 신상의 변화가 컸다. 코치와 캐디, 골프클럽 등 대대적인 변화를 겪으며 샷도 흔들렸다.

이후 리디아 고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9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단 두 차례 진입했고, 컷 탈락도 두 차례나 맛봤다. 50위권 밖으로 밀린 대회도 두 차례나 있었다. 지난주 마감한 인디 위민 인 테크 챔피언십에서 2위를 기록한 것이 최고 성적이다. 투어 통산 14승의 리디아 고는 올해 우승이 없다. 세계랭킹도 8위까지 떨어졌다.

리디아 고에 이어 여왕 자리를 꿰찬 쭈타누깐은 더 참담했다. 쭈타누깐은 6월 12일에 태국 여자골프 선수 최초로 세계랭킹 1위에 올랐지만, 영광의 순간은 단 2주간에 불과했다.

쭈타누깐은 6월 메뉴라이프 LPGA 클래식 우승 이후 7개 대회에 참가해 추락의 길을 걸었다. 어깨 부상 등이 겹치면서 톱10에 단 한 번도 들지 못했고, 컷 탈락 4회에 기권 1회로 민망한 성적표를 제출했다. 최근 초청선수 자격으로 출전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 클래식에서도 불성실한 경기 내용에 최하위 성적으로 컷 탈락 망신을 당했다. 세계랭킹도 4위까지 밀렸다.

유소연도 최근 성적 부진을 겪으며 위태롭다. 생애 처음으로 6월 26일 세계랭킹 1위에 오른 뒤 12주 연속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렉시 톰슨(미국)과 박성현(24)의 추격이 거세다.

유소연은 꾸준함의 대명사였다. 2014년 10월부터 올해 6월초까지 64개 대회 연속 컷 통과 기록을 세웠을 정도로 흔들림이 없었다. 올해 LPGA 투어 2승과 10차례나 톱10에 진입하는 뛰어난 성적을 냈다.

하지만 유소연은 세계 1위에 오른 뒤 참가한 6개 대회에서 톱10 진입은 1회에 불과했고, 최근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에서는 컷 탈락으로 고개를 숙였다. 특히 유소연은 아버지의 체납 및 공무원 협박 문자 등의 사건이 불거졌고, 뒤늦은 사과와 대처도 도마에 올라 불명예스러운 개인사까지 떠안아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도 만들어지지 않았다.

오는 14일 프랑스 에비앙 골프클럽에서 개막하는 LPGA 투어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은 세계 톱랭커들이 대거 출전한다. 리디아 고는 최근 회복세를 타고 부활을 예고하고 있고, 유소연은 한 주 휴식을 취하며 에비앙을 대비했다. 손을 길게 뻗은 ‘리디아의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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