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에 불고 있는 예비역 돌풍 ···​'​군복 입고 인생 전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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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17-08-29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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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문이 지난 16일 강원 원주시 육군 36보병사단에서 전역한 뒤 취재진을 향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군대를 다녀온 뒤 투어에 복귀하면 우승할 수 있는 기회가 한 번쯤은 찾아온다.”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선수들 사이에서 자주 언급되는 말이다. 그만큼 국내 남자 골프에 부는 ‘예비역 돌풍’은 거세다. 과거 선수 생활의 위기로 인식되던 군 복무를 반전의 계기로 만들고 있다.

2017 KPGA 투어에서도 ‘예비역 돌풍’은 계속되고 있다. 2016년 9월 군에서 제대한 맹동섭(30)이 2017 시즌 개막전인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지난 16일에는 한국 남자 골프의 간판인 배상문(31)이 전역했다. 21개월 동안 소총수로 복무한 배상문은 다음달 14일 시작하는 신한동해오픈을 통해 국내 팬들에게 첫 선을 보인다.

전역 당시 “점심 먹고 곧바로 스윙 연습을 시작하겠다. 하루가 급하다”고 말한 배상문은 이후 오직 골프에만 매진하고 있다. 그는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일주일에 연습 라운드를 3~4번 소화하고 있다. 긍정적인 신호가 여기저기에서 나타나고 있다. 클럽 피팅 결과는 배상문의 현재 기량이 입대 전과 큰 차이가 없다고 말해주고 있다. 군대 내에서의 규칙적인 생활과 꾸준한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비거리는 오히려 입대 전보다 늘어났다. 소총수로 다른 병사와 똑같이 훈련을 받은 배상문은 일과가 끝나고 주어지는 개인 정비시간에 웨이트 트레이닝과 빈 스윙 등을 하며 감각을 유지했다. 또한 휴일에 약 7개월 동안 부대 인근 영서고등학교 골프부에서 재능 기부로 선수들의 스윙을 봐주며 나눔을 실천했다.

군 복무 후 나타나는 선수들의 가장 큰 변화는 골프에 대한 간절함이다. 배상문은 “그간 못했던 훈련을 하고 대회도 많이 뛰고 싶다. 골프가 너무 하고 싶었다. 필드에서 다시 우승 경쟁을 하는 순간을 꿈꿔왔다”고 전역 소감을 밝혔다. 2014년 입대해 전차대대에서 탱크를 몰다 2016년에 제대한 박은신(27)은 “군 복무 후 정신적으로 많이 성숙해졌다. 전체적으로 골프에 임하는 자세가 바뀌었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은신은 2017년 1제네시스 포인트 전체 8위에 올라있다. 군 제대 후 선수들의 성적이 오르는 것은 골프에서 정신적인 부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예들이다.

KPGA 코리안투어에서 ‘예비역 돌풍’은 과거에도 계속돼 왔다. 2012년 8월 군복무 종료 후 투어에 돌아온 김대섭(36)은 그 해 9월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과 10월 ‘코오롱 제55회 한국오픈’ 에서 우승하며 약 2년간의 공백을 전혀 떠오르지 않게 만들었다. 2016년 ‘제네시스 대상’과 ‘제네시스 상금왕’ 을 석권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최진호(33)는 군 생활을 마치고 투어에 복귀한 2015년 ‘SK 텔레콤 오픈’에서 우승컵을 차지했다. 선수들의 철저한 자기 관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군 제대 후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선수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은 KPGA 투어 발전을 위해서 매우 중요하다. 군 입대를 앞둔 프로 선수들에게 새로운 동기 부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많은 스타 선수들이 필요한 KPGA는 예비역 선수들의 신선한 돌풍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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