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의 태생적 한계] 케이뱅크·카카오뱅크, 은산분리 족쇄 풀리면 지분 다툼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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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17-08-23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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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의 이용우(왼쪽), 윤호영 공동대표가 지난달 27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 FIC컨벤션에서 출범식을 진행하고 있다. [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최대 화두인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이번 정부에서 수면 위로 떠오르지 못하고 있다. 은산분리 족쇄에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자본 확충을 위한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데 있어 설립 주체가 아닌 다른 주주들의 도움에 기대는 모양새다.

이렇듯 가파른 성장세에 유증까지 뒤따르는 상황에서 추후 은산분리 규제가 풀렸을 때 지분을 둘러싼 주주들간 다툼이 생길 것이란 관측이 조심스레 제기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케이뱅크는 1000억원, 카카오뱅크는 5000억원의 유증을 각각 결정했다. 이용고객이 급증하면서 예상보다 빨리 증자를 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19개 주주사를 둔 케이뱅크는 소액주주까지 신주 발행에 참여시켰다. 하지만 실권주가 발생할 위험을 안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최대주주(58%)인 한국투자금융지주(이하 한국금융지주)가 증자에 적극 참여했다. 은산분리 규제로 설립 당시 출자 지분율에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 이후 두 인터넷은행의 지분 정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케이뱅크는 너무 많은 주주사를 뒀고, 카카오뱅크는 절대적으로 많은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KT와 카카오가 1대주주로 올라서기 위한 여정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한국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라는 호재 덕분에 올해 초 4만원대에 머물던 주가가 현재 7만원 안팎으로 급등했다. 카카오뱅크의 미래가치를 긍정적으로 보고 지분 투자를 한 만큼, 앞으로의 성장세가 계속될 경우 한국금융지주도 욕심이 생길 수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초기 계약에서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되면 주식을 양도하겠다는 옵션 등이 없는 이상 (한국금융지주가) 대규모 유증까지 참여한 마당에 추후 지분 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옵션 가능성을 제외하면 3자 주주배정 방식으로 신주를 발행하거나 다른 주주들의 주식을 각각 사들이는 방법 등으로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주주사들 중 일부는 "계약상 옵션 조항을 따로 두지 않았다"고 전했다.

두 인터넷은행은 일단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되면 1대주주가 되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심성훈 케이뱅크 대표는 "주주사들간 지분 인수로 21개였던 주주사가 19개로 줄었다"며 "상황에 따라 주주사는 언제든 변동될 수 있고, 지분 확보 방법도 다양한 만큼 은산분리 규제가 풀리는 게 우선이다"고 말했다.

은산분리 규제 완화 내용을 담고 있는 은행법 개정안 및 인터넷은행 관련 특별법은 박근혜 정부에서부터 여야간 의견 불일치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정부에서는 논의에 더 소극적인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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