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달 괌 사격'… 가능한 시나리오 vs 위협에 그칠 것 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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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숙 기자
입력 2017-08-10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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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목표·시점 상당히 구체적… 실제 발사 가능성은?

북한 전략군이 이달 중순을 데드라인(마감시한)으로 "괌 포위사격 방안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보고해 발사 명령을 기다릴 것"이라고 밝히는 등 북한과 미국 간의 '일촉즉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혹은 "위협에 그칠 것"이라며 의견이 엇갈린다.

10일 김략겸 조선인민군 전략군사령관이 밝힌 괌 포격의 방안은 전날 있은 전략군 대변인의 '괌 주위 포격 발사 발표'에 비해 발사 경로와 공격 목표, 실행 시점 등 모든 면에서 상당히 구체적이다.

북한이 지난 5월 화성-12형 시험 발사에 성공한 이후 국제사회가 화성-12형의 실전 배치 가능성과 그 기술력을 두고 설왕설래했던 만큼 이번 북한 전략군사령관의 발사 목표와 경로 발표는 자신들의 기술력을 과시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북한의 이 같은 발표가 위협에 그칠 가능성도 있지만 실제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분석도 있다.

김용현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교수는 "오늘(10일) 발표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실제로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볼 수 있다"며 "보통 미사일 시험발사를 할 경우 탄착 지점과 특정 날짜, 경로들을 명시하게 돼 있는 만큼 북한이 이번 김략겸 사령관의 발표를 통해 간접적으로 국제사회에 알렸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런 이유로 북한이 이달 중순까지 시간을 준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8월 중순까지 북한이 시간을 준 것은 '자신들(북한)을 좀 말려달라'는 측면과, 8월 중순 전에 뭔가 북한이 요구하는 것들 또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입장 취소 등에 대한 강한 압박의 의미도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북한이 실제 괌 미군기지에 30∼40㎞ 근접한 곳을 겨냥해 시험발사에 나설지에 대해서는 분석이 엇갈린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괌을 향해 바로 쏘기보다는 광명성 발사 때처럼 남쪽 필리핀해 쪽으로 발사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용현 교수는 "만약 북한이 괌에 포위 사격을 했을 경우 만에 하나 30~40㎞ 해상에 떨어지지 않고 괌 영토 내에 떨어질 경우 상황이 엄청나게 복잡해질 것"이라며 "실질적으로 북한이 정교한 기술적 측면에서 괌 영해 밖으로 정확하게 탄착지점을 형성하지 못한다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경우 미국이 동해안의 북한 영해 밖 30~40㎞ 수역에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 경우 한반도의 상황은 상당히 긴장이 고조될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간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ICBM의 재진입 기술과 미 본토 타격능력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 1년 이내로 대거 단축되면서, 정부가 대화로 북핵문제를 풀 수 있는 사실상의 한계시점이 앞당겨진 사실을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북핵 문제의 당사자인 한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제한적인 상황으로,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가 '패턴'을 잃지 않을 것을 조언했다.

김동엽 교수는 "북한의 미 본토 타격능력이 가시화되면서 북한과 미국 간의 갈등도 최고조인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이런 상황에 끌려가지 말아야 한다"며 "북한과 미국에 먼저 정책을 제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이달 하순 한·미 연합 군사연습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예정된 상태로 8월의 한반도는 아슬아슬한 외줄타기 형국이다.

특히 이번 UFG에는 미국의 핵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과 칼빈슨함이 한반도에 전개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면서 자칫 양측의 우발적 충돌이 국지전이나 전면전으로 확전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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