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부동산 가격 잡아주면 피자 한판씩 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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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 기자
입력 2017-07-27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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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주요 기업인들을 초청해 개최한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미팅'에서 함영준 오뚜기 회장 등 참석한 기업인들과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권오준 포스코 회장, 손경식 CJ 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청와대 상춘재로 기업인들을 초청해 사전환담 '호프 미팅'을 가진 자리에서 정부 관료들에게 "부동산 가격 잡아 주면 제가 피자 한 판씩 쏘겠다"며 깜작 발언을 했다.

문 대통령은 구본준 LG 부회장이 직원들에게 자주 피자를 돌려 '피자 CEO'란 별명이 있는 것을 거론하면서 "직원 단합 사기 높이는 효과가 있겠네요"라고 운을 뗀 뒤 임종석 비서실장에게 "우리도 피자 한 번 돌리죠"라고 말했다.

임 실장이 "어느 부서인지 찍어만 주시면 보내겠다"고 답하자 문 대통령은 "아니, 전 공장에"라며 웃었다. 청와대 전 수석비서관실 또는 정부 모든 부처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대통령님 피자만 하지 마시고 치킨도 좀, 요즘 (치킨업계가) 많이 어렵다"라고 응수하자 문 대통령은 "부동산 가격 잡아 주면 제가, 피자 한 판씩 쏘겠다"고 말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어제도 세제실 박수까지 쳐 주시고 하지 않았습니까. 세제실에 반드시 보내주시라"고 말했다.

그러자 장하성 정책 실장은 "그건 안 된다. (대통령이) 말씀하셨잖아요, 부동산 가격 잡으시면…"이라고 농담을 건넸다. 김 부총리는 "예"라고 답해 웃음이 터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주요 기업인들을 초청해 개최한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미팅'에서 수제 맥주를 직접 따르는 동안 기업인들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손경식 CJ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오후 5시57분 도착해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맥주 디스펜서로 이동해 사용법을 듣고 직접 잔을 채웠다. 자리로 돌아가 금춘수 부회장과 구본준 부회장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문 대통령은 "편한 자리, 편한 만남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호프를 준비했다"면서 "수첩 같은 것 없어도 되니 편하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자"고 말했다.

"건강하십시오"라는 문 대통령의 건배사가 나오자 참석자들은 서로 잔을 부딪치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날 간담회 안주는 '방랑식객'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임지호 셰프가 채소와 소고기, 치즈류로 준비했다. 임 셰프는 직접 안주를 대접하며 일일이 의미를 설명하기도 했다.

해독작용을 하는 무를 이용한 카나페는 사회의 갈등과 폐단을 씻어내자는 의미를 담았고 소고기를 얇게 썰어 양념한 한입 요리에는 기를 보충하는 소고기로 끝까지 기운을 잃지 말자는 의미가 담겼다고 한다.

시금치와 치즈를 이용한 안주를 두고선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재료가 하나의 음식이 되듯 화합하자는 뜻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임 셰프는 안주를 담는 데 접시를 쓰지 않고 녹지원에 있는 나뭇가지와 나뭇잎, 꽃들을 넓게 펴서 그 위에 안주를 올려 냈다.

맥주는 '강서 마일드 에일'과 '달서 오렌지 에일'이 준비됐다.

특히 '강서 마일드 에일'은 과일향과 부드러운 맛이 특징으로 서로 부드럽게 화합해 모두가 행복을 품을 수 있길 바라는 의미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이번 간담회에 맥주를 제공한 김강삼 세븐브로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가문과 회사의 영광이다"라며 "소규모 회사로 고생한 게 한순간에 녹는 것 같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임직원 규모가 34명에 지나지 않는 세븐브로이는 직원 모두를 정규직으로 채용한 모범 중소기업이다. '공식만찬주'로 청와대의 선택을 받은 이유라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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