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뎌지는 '부·울·경' 제조 경기... "3분기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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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7-06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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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최주호·(부산) 정하균 기자 = 러스트벨트(제조업 불황에 시달리는 지역)가 된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 경제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경기 회복이 불투명해지면서 3분기까지 먹구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6일 각 지역 상공회의소 등의 3분기 제조업 경기전망 조사를 보면 부산·울산·경남의 경기전망지수(BSI)가 각각 84, 84, 75를 기록했다. BSI는 기업들의 현장체감경기를 수치화한 것이다. 100을 넘으면 전분기에 비해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음을,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조사는 이 지역 1000여개 제조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번 조사에서 서울(111) 인천(105) 광주(115) 등의 BSI는 기준치(100)를 훌쩍 넘어서 대조를 보였다. 

실제 올해 3분기 부산·울산·경남 제조업체들의 BSI는 일부 항목을 제외하고 사실상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조선업 등 지난해 최악의 부진을 딛고 올해 상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인 동남권 주력 업종의 개선 흐름이 아직은 중소조선기자재업계 등 산업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상황으로까지 이어지는 데는 시간이 좀 더 걸린다는 분석이다.

◆  부산, 조선·기자재업 '최악'... 울산, 높은 실업률 '여전' 

부산의 제조업 경기전망 지수는 2011년 3분기 이후 단 한 차례도 기준치를 넘어서지 못하며 지역 제조업의 경기 전망이 어둡게 나타났다. 조선·조선기자재, 자동차부품, 제1차금속 등 주력 업종이 좀처럼 회복하지 못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부산상의는 침체된 소비심리, 미국 금리 인상,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것도 마이너스 요인으로 지적했다.

경영 부문별 전망지수도 자금 조달 여건(83), 매출액(85), 설비투자(91) 등 전 부문에서 기준치를 밑돌았다. 업종별로는 1차 금속(71), 자동차부품(84) 등 주요 업종에서 기준치를 밑돌았다.

특히 조선·조선기자재 업종은 37로 사상 최악을 기록했다. 이 업종은 2015년 3분기 85를 기록해 100 이하로 떨어졌고 이후 한번도 100을 넘기지 못했다. 2016년 3분기 58이 지금까지 최악이었다. 조선기자재업체의 경우 대형 조선업체의 신규 수주가 기자재 납품으로 이어지기까지는 1년에서 1년 6개월 정도 걸리는 등 납품 시차가 존재해 일감 확보에 대한 위기감을 나타냈다.

울산은 지역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고용이 개선되고 있으나 조선, 자동차업계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실업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역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대외 불안요인 지속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주요 업종별로 살펴보면 자동차(78)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자동차 강판 공급가격 인상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자국보호무역주의에 따른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가능성 등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석유화학(88)은 기업들의 과감한 투자와 설비운영 효율화 등과 함께 수출량 증가, 높은 정제마진으로 견고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최근 국제유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또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비회원국(리비아, 나이지리아)의 산유량 증가와 미국 셰일가스 증산은 글로벌 공급과잉을 유발하게 되므로 국내 정유업계는 재고평가손실(통상 유조선에 원유를 싣고 국내로 들여와 석유제품을 만드는데 2개월의 시차가 발생)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올해 말부터 예정된 미국의 대규모 에탄분해설비(ECC) 신·증설을 비롯한 글로벌 석유업체들의 생산설비 증설 계획, 비우호적인 유가 상황은 석유화학업계의 실적 개선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조선(86) 분야에서는 지속적인 수주량 감소에 따른 연이은 도크 가동중단과 사업분할 과정에서 불거진 노사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울산상의 관계자는 "조선, 자동차 산업의 부진 속에서 힘겹게 지역경제의 한축을 담당해오던 석유화학산업의 하반기 전망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이를 타개하기 위한 정부정책의 안정적 운용과 기업경영 환경의 지속적인 개선 노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 경남, 기업경기 하락세 '지속'... BSI 전국 최저

경남지역 기업경기 하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남도의 BSI는 2분기(96)보다 21포인트나 급락한 75로 전국 최저치를 기록했다. 불안한 분위기는 이미 예고됐다.

지난달 한국은행 경남본부가 도내 675개사를 대상으로 기업경기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5월 제조업 업황BSI(61)는 전월과 동일한 반면 6월 제조업 업황전망BSI는 60으로 전월 전망 대비 3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제조업 업황BSI는 전국의 제조업 업황BSI 수준을 2014년 2월 이후 40개월째 하회했다.

제조업 경영애로 사항으로는 내수부진(29.6%), 불확실한 경제상황(15.9%) 등이 꼽혔다. 

한편 경상북도 포항지역 기업경기전망은 BSI 지수 ‘88’로 전분기 대비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경기회복세는 다소 지연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새 정부 출범 이후 친환경 에너지정책으로 인해 산업용 전기요금이 인상될 경우 그 여파가 생산원가 상승과 제품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지역 주력산업인 철강산업의 업황이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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